[매일춘추] 사랑티켓 한 장의 기쁨

입력 2006-05-19 07:22:15

'따르릉!' 극장으로 공연문의 전화가 왔다. "관람료가 얼마예요?" "네, 1만2천원 인데요! 하지만 시내 모처에서 판매하는 사랑티켓을 사오시면 훨씬 저렴하게 보실 수 있는데요. 관극회원이시면 사랑티켓 한 장으로 관람이 가능하시겠네요!" "그런데 사랑티켓이 뭐예요?" "사랑티켓이 뭐냐하면요, 시민들이 공연문화을 저렴하게 관람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인데 시에서 그 차액을 보전해 주는 티켓제도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는 상대의 목소리가 유난히 밝다.

요즘 공연을 해보면 거의 대부분의 관객이 사랑티켓을 가지고 관람을 한다. 물론 극단에서는 현매를 하면 그 만큼 번거러움도 덜하고 수익도 오히려 나은 편이지만 왠만하면 사랑티켓을 구입하라고 유도한다.

제도가 보다 활성화되고 많은 시민들이 적극활용을 하면 그 만큼 관객의 수도 늘어나고, 그러다 보면 극단의 제정도 조금씩 나아 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러다 보면 극단에서는 보다 양질의 공연을 준비하고 관객들은 또다시 양질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고! 또 그러다 보면 극단의 재정이 좋아저서 배우들 출연료를 넉넉하게 지급하고,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하나 둘 극단을 떠났던 연극인 들이 다시 돌아와 그 열정을 쏟을 수 있고, 더 많은 젊은 친구들이 연극을 하겠다고 극단으로 모여들 것이고, 또 그러면 관객들은 더욱 더 다양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고, 또 또 그러다 보면 극장이 늘어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대구에서도 서울의 대학로와 같은 연극의 메카가 생길 것이고···, 생각만 해도 신이 난다!.

지금의 대구 연극 현실을 생각하면 이런 꿈이라도 꾸어야 그나마 존재 가치를 지닌다.

이미 지역 극단의 공연에 대한 기업의 후원은 사라진지가 오래다. 대구시에서는 지원금 몇 푼 던져주고는 너희끼리 잘 해봐라 하는 식이다. 그러면서 대구를 문화의 중심도시로 만들자, 문화컨텐츠를 개발하자는 식의 화려한 치장이 난무한다. 최근 다른 문화 축제의 경우 '오늘은 00대학교의 날입니다'. '내일은 △△은행의 날입니다'. 하면서 적극적인 호객이 이뤄지는 것을 자주 본다. 공연 기획사는 단체 관람을 부추기고 대구의 기업, 대학교, 은행가, 대구시가 혼연일체가 되어 연일 방송에 출연한 일을 본다.

연국계에도 '대구연극제' '목련연극제'등의 연극축제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연극제에 단 한번이라도 기업이나 시가 적극적으로 홍보와 관람을 주도한 적이 있는가. 보다 중요한 것은 지원금 몇 푼으로 생색을 낼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역의 공연이 질적 양적인 면에서 모자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외면해 버리면 지역의 공연은 어디에도 설 곳이 없다.

성석배 극단처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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