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다 빈치 코드' 공개와 함께 개막

입력 2006-05-18 06:17:48

한국 영화 2편, 비경쟁부문 참가

제59회 칸 국제영화제가 17일 오후 개막식과 영화 '다 빈치 코드' 상영을 시작으로 12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의 사회로 시작된 개막식에서 미국 배우 시드니 포이티어가 59회 행사의 시작을 공식 선언했다. 카셀은 문화 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개막식 시작 직전에 '다 빈치 코드'의 감독 론 하워드와 주연 배우 톰 행크스, 오드리 토투 등이 레드 카펫를 밟으며 주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벌로 입장했다.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 빈치 코드' 논란과 관련해 하워드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보고 당황하게 될 것으로 걱정되는 사람은 영화를 보지 말라고 권유했다.

세계 각국의 기독교계는 영화가 기독교에 불경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다며 상영 중단 등을 요구해 왔다.

로버트 랭던 교수역을 맡은 톰 행크스는 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가 실제를 반영하지 않는 허구라며 다큐멘터리가 아닌 엔터테인먼트임을 강조했다.

16일에는 하워드 감독과 주연 배우, 기자들을 태운 특별 열차가 영국 런던을 출발해 1천421㎞를 논스톱으로 달려 칸에 도착했다.

같은 날 오후 열린 기자 시사회에서 '다 빈치 코드'는 전체적으로 냉담한 반응을 얻는 데 그쳤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AFP 통신은 1억2천500만 달러의 제작비는 물론 바티칸이 주도한 반발로 인해 엄청난 사전 광고 효과를 본 제작사 소니 픽처스가 대 히트를 바라고 있지만 시사회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17일 영화가 개봉된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극장가의 반응은 "지루했다"와 "환상적이었다"로 크게 엇갈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미국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마리 앙투아네트', 이탈리아 나니 모레티 감독의 '일 카이마노(Il Caimano)',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볼베르(Volver)' 등 20편이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한국 영화의 경쟁부문 진출작이 단 한편도 없어 아쉬움을 남긴 가운데 한동안 아시아권 영화에 관심을 보였던 칸 영화제가 유럽 영화에 시선을 돌린 것이 눈에 띈다.

한국 영화로는 군(軍) 생활의 문제를 다룬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출품됐고 봉준호 감독의 신작 '괴물'이 감독주간에 진출했다.

한편 영화제 기간에 최민식씨를 비롯한 한국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 축소에 항의하는 시위와 기자회견,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중국의 왕자웨이 감독이 위원장을 맡은 심사위원단에는 유명 배우인 새뮤얼 잭슨, 모니카 벨루치, 장쯔이, 팔레스타인 영화제작자 엘리아 술레이만 등이 참여했다. 시상식은 28일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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