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를 구합니다.'
프로야구 2006시즌이 28~30경기씩 진행된 가운데 대부분 팀들이 붙박이 4번 타자 부재로 고민하고 있다. 정교함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이나 결정타를 칠 수 있는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것이 4번 타자다. 확실한 4번 타자가 있고 없음은 팀 전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4번 타자가 잘 하면 클린업 트리오를 형성하고 있는 3번, 5번 타자에 대한 상대 투수의 견제가 느슨해지기 때문에 이들이 동반 상승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이승엽과 양준혁이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던 시절, 양준혁이 4번을 맡지 않으려고 해 서로 타순을 바꾼 적이 있었다. 당시 이승엽은 고정된 3번에서 4번으로 옮긴 후 타격 슬럼프에 빠져 애를 먹었고 다시 3번으로 돌아갔다.
올 시즌에는 유달리 붙박이 4번 타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대부분 팀들이 여러 선수를 4번에 기용하며 적임자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
형편이 가장 어려운 팀은 삼성 라이온즈다. 지난해 120경기에서 4번을 맡았던 심정수가 어깨 수술 후유증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올 시즌 삼성의 4번 자리는 진갑용, 심정수, 조영훈, 김한수 등 4명이 차례로 맡고 있다.
하지만 삼성이 치른 29경기에서 이들 4번 타자가 친 홈런은 고작 2개다. 심정수와 김한수, 조영훈은 단 한 개의 홈런포도 가동하지 못했고 진갑용만이 2개를 쳐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진갑용(0.211, 8타점)은 개막전부터 4번을 맡았으나 힘에 겨워했고 심정수(타율 0.122, 4타점)가 1군에 복귀, 제 자리를 맡았으나 얼마 버티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프로 2년차 기대주 조영훈(0.260, 8타점)은 중책을 맡은 후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면서 오히려 괜찮았던 타격 감각마저 잃어 주전에서도 밀려났다. 최근 4번에 포진하고 있는 김한수는 타율 0.244, 8타점으로 타격 감각을 되찾고 있지만 거포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평가다.
롯데는 '돌아온 부산갈매기' 호세에게 4번 자리를 맡겼지만 그는 예전의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호세는 타율 0.265, 6홈런(공동 2위), 17타점(공동 9위)을 기록, 성적이 크게 나쁘지는 않지만 '해결사'의 풍모를 잃은 상태다.
안경현이 4번을 치고 있는 두산은 김동주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안경현이 타율 0.288, 3홈런, 15타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김동주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LG에서는 마해영(타율 0.237, 3홈런, 10타점)이, 현대에서는 송지만(0.252, 1홈런, 8타점)이, SK에서는 피커링(타율 0.250, 6홈런, 18타점)이 현재의 4번 타자이지만 상황에 따라 바뀔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화의 4번타자 김태균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타율 0.301, 3홈런, 19타점(공동 4위)으로 꾸준히 제 몫을 하고 있다. KIA의 장성호도 시즌 초반 4번을 맡았던 이재주를 밀어내고 홈런타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장성호는 7개의 아치를 그려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고 22타점으로 타점 부분 3위를 마크하고 있다. '3할타자' 장성호는 그러나 시즌 타율 0.257로 3번을 맡았을 때의 정교함을 잃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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