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도 '빈익빈 부익부'…성서권 '찬밥'

입력 2006-05-15 10:01:10

대구 각 구 경우 도서관이 겨우 1곳에 불과한 것과 달리 달서구엔 4군데의 도서관이 이미 들어섰거나 세워질 예정이다.

문제는 도서관 모두가 월배지역에 몰려 같은 달서구라도 지역간 편차가 심하다는 것. 달서구인 성서지역에 있던 기존 도서관도 월배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성서지역은 도서관 황무지로 변하는 등 같은 구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빚어져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1도서관 체제인 다른 구와 달리 월배권 아파트 단지들에는 지난 3월부터 내년 8월까지 모두 4개의 구립, 사립 도서관이 이미 들어섰거나 만들어질 예정.

지난 3월엔 달서구립 상인어린이도서관과 도원도서관이 각각 송현주공재건축아파트와 대곡택지지구 안에 문을 열었다. 또 올 7월쯤엔 장서 3만 권, 하루 평균이용객 150~200명 수준의 성서택지지구 내의 사립인 새벗 도서관이 3만 가구 규모의 월배 신도시로 이전할 예정.

신남희 새벗도서관 관장은 "한 독지가가 무상 건물임대를 제의해 왔다."며 "성서 아파트 주민들에겐 있던 도서관이 사라지는 셈이지만 재원 부족에 시달리던 터라 어렵게 월배 이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대한주택공사 대구경북본부도 내년 8월 대곡택지지구 입구에 신축, 개관하는 대구본부 사옥안에 도서관을 만든다. 이 곳 차준석 담당은 "대구본부 청사 내 1층에 180평, 140석 안팎의 도서관을 지어 주민들에게 무료 개방한다."고 말했다.

이에 성서택지지구 주민들은 "좋은 도서관들이 한 쪽으로만 몰리고 있다."면서 원성을 터뜨리고 있다. 주민 이현경 씨는 달서구청 홈페이지에 "상인, 대곡에 비해 도서관 지원이 너무 차이난다."며 "성서구민 운동장 부지에라도 도서관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연실 씨도 "왜 성서 아파트 단지에는 도서관을 지어주지 않는지 궁금하다."며 "달서구 첨단문화회관 도서실 등 기존 도서관은 규모가 적고 아파트와도 거리가 멀어 이용하기가 불편하다."고 따졌다.

새벗도서관 신남희 관장은 "주민들을 위해 도서관을 남겨두려고 농협, 국민연금, 우체국 건물의 빈 사무실 임대를 알아봤지만 너무 비싸 포기했다."며 "임대 공고를 낸 지 1년이 지나도 도서관을 들이려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고 씁쓸해 했다.

이와 관련, 달서구청 관계자는 "성서권에는 아파트단지와는 거리가 좀 있지만 계명대, 학생문화센터, 첨단문화회관 등 책 읽을 곳이 많다."며 "6월부터는 이곡 2동사무소에 미니 도서실을 개관해 성서 주민들을 배려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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