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별 전력분석] ⑤E조-또 다른 죽음의 조

입력 2006-05-15 09:51:23

체코와 이탈리아, 미국과 가나가 속한 E조는 또 하나의 '죽음의 조'로 16강에 오르기 위해 다른 조 팀들보다 더 많은 힘을 소진할 것으로 보인다. 체코와 이탈리아가 전력상 앞서지만 미국과 가나도 무서운 면모를 갖고 있다.

4-4-2를 기본으로 하면서 4-5-1 전형을 쓰기도 하는 체코는 빠른 공격과 강한 체력, 장신의 포스트 플레이, 탄탄한 수비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2m가 넘는 장신 얀 콜러와 빠르고 기량이 탁월한 밀란 바로시의 투 톱 조합은 환상적이며 중원을 마구 휘젓는 파벨 네드베드와 카렐 포보르스키, 공격형 토마스 로시츠키와 수비형인 토마스 갈라섹의 미드필드진도 훌륭하다. 마렉 얀클로프스키, 토마스 우팔로시, 다비드 로제날, 즈데넥 그리게라가 나서는 포백 수비는 공격 가담 보다는 자리를 지키며 안정적인 수비를 운영한다. 골키퍼 페트르 체흐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활발히 움직이며 공간을 만드는 미드필더들에게 수비수들이 긴 패스로 공을 연결하고 힘의 우위를 앞세운 허리진과 공격진이 상대를 제압하면서 3~4번의 패스로 득점을 노리는 선굵은 축구를 구사한다. 주전과 백업 요원들간의 기량 차가 거의 없는 것도 강점. 특별히 약점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네덜란드에 두 차례 진 경기에서 나타났듯 조직적인 패스로 다가오는 상대에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빗장 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는 이번 독일 월드컵에 '공격 축구'를 예고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이탈리아는 그간 미드필더 프란체스코 토티를 최대한 활용하는 4-3-1-2전형을 주로 채택해 왔으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이탈리아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잇는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와 루카 토니에다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를 내세우는 4-3-3 전형을 실험하면서 평가전에서도 다득점하고 있다. 그러나 안드레아 피를로, 젠나로 가투소, 마우로 카모라네시등 몸 싸움과 체력이 좋은 미드필드진과 지안루카 잠브로타, 파비오 칸나바로, 알렉산드로 네스타, 파비오 그로소가 버티는 수비진은 수비가 강한 이탈리아 축구의 색깔을 그대로 드러낼 것이다.

미국은 8년째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브루스 아레나 감독이 브라이언 맥브라이드, 클라우디오 레이나, 다마커스 비즐리, 랜던 도노반, 에디 존슨 등 신구 선수들의 조화를 이끌어내면서 다져놓은 조직력이 뛰어나다. 팀의 주축인 레이나와 맥브라이드가 각각 34살과 35살로 나이가 많은 것이 흠이다.

미셸 에시앙, 설리 알리 문타리, 스테판 아피아 등 "미친 미드필더들"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강력한 미드필드진이 돋보이는 가나는 2001년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준우승 멤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이 위력적이다. 그러나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크고 확실한 골잡이가 없다는 점도 고민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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