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치대생 다 모였다"…경북대서 연합축제

입력 2006-05-13 09:35:55

"왜 손을 떨어, 긴장하지 마."

"포기하지 마, 끝까지 하면 돼."

12일 오후 경북대 교양과정동 앞 백양로에선 대학생들의 열띤 응원소리가 울려 퍼졌다. 달리기 시합 응원이 아니다. 동료들의 힘찬 응원을 받고 있는 학생 10명은 저마다 손에 조각도를 든 채 의자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그들은 녹색 막대 모양의 왁스(WAX)를 깎아 치아를 만들고 있는 중. 조각도에 묻은 왁스를 알코올램프 불에 녹여가면서 바쁘게 손을 놀렸다. "시간 다 돼가, 빨리 해", "옆 부분 좀 더 깎아"라며 훈수를 두는 학생들로 주위는 시끌벅적했다.

이 행사는 '왁스 카빙(WAX Carvjng) 대회'로 경북대에서 열린 '제22회 전국 치과대학(원)생 연합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 왁스 카빙은 왁스 덩어리로 치아 모형을 조각하는 것으로 치대생은 누구나 거치게 되는 기본 과정이다.

연합축제에는 경북대를 비롯해 부산대, 서울대, 전남대 등 11개 치대에서 모두 2천여 명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왁스 카빙 대회에서 1등으로 선정된 송환희(27·여·원광대 치대 본과 2년) 씨는 "평소 학교에서 쓰던 왁스 막대보다 훨씬 두껍고 제한시간 30분도 뜻대로 만들기엔 짧아 힘들었는데 제일 잘 했다니 나도 놀랐다."며 즐거워했다.

왁스 카빙 대회장 맞은편에는 무료 진료부스가 섰다. 흰 가운을 입은 치대생들은 지나가는 학생들을 상대로 충치 예방을 위해 불소 용액을 치아에 발라줬고 치약과 칫솔도 나눠줬다.

또 경북대 강당에선 치아미인을 가리는 '니사금 선발대회'와 록 페스티벌, 운동장에선 축구·족구 등 운동경기가 펼쳐졌고 경북대 북문 인근 게임방에선 컴퓨터 게임 경연대회도 열렸다.

김영진 경북대 치의학 전문대학원 학장은 "이 축제는 '6세에 영구치가 난다'는 뜻에서 '6·9제'라고도 불린다."며 "축제를 통해 치의학을 전공하는 전국의 학생들이 모여 서로 생각을 나누며 함께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