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를 비롯한 지역 대학가에도 이미 포스트 한총련 시대를 맞고 있다. 그저께 서울대가 한국대학총학생연합(한총련)을 공식 탈퇴하고 정치활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한 데 이어 경북대와 대구가톨릭대 총학생회도 "사실상 정치 조직으로 변해버린 한총련의 활동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학기 중으로 탈퇴 선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국대 단국대 명지대도 한총련 탈퇴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대학가의 탈한총련 도미노 현상이 던지는 의미가 어느 때보다 다른 것은 이를 계기로 대학가에 새로운 역사인식이 싹트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대학가의 탈한총련 움직임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지속적으로 전개돼 왔다. 지역 대학의 경우에도 2000년 이후 경북대와 영남대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운동권 총학'으로 탈퇴 선언만 않았을 뿐 한총련과 결별 상태나 마찬가지다. 현재의 경북대 총학생회장도 지난 3월 선거에서 한총련 탈퇴를 핵심 선거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됐음을 스스로 밝힌 바 있다. 1993년 출범해 그동안 폭력투쟁과 시대착오적인 담론으로 점철된 한총련이 출범 14년 만에 몰락위기를 맞은 것은 그러한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시대에 부응할 수 없음을 일러주는 대학가의 시대적 요구로밖에 볼 수 없다.
지금부터는 포스트 한총련 시대에 맞는 대학가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한 다양한 담론들이 전개돼야 한다. 학우들이 학생회의 진정한 주인이 되고 올곧은 비판적 지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사회의 실용적 진보를 추구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다시는 반사적으로 복창하는 온갖 선전'선동 구호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 기승을 부리며 닮으려 했던 기성세대의 어거지 정치투쟁도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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