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자백 요르단 TV 방영 파문

입력 2006-05-12 09:45:26

요르단이 하마스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요르단 정부는 11일 하마스 요원을 자처하는 용의자들이 이란제 무기를 요르단으로 밀반입한 뒤 테러공격을 감행하려 했다고 자백하는 모습을 TV로 방송했다.

요르단 TV 방송들은 자칭 하마스 요원들로부터 지난달 압수했다는 상당량의 수류탄과 이란제 카츄샤 로켓을 보여줬다.

핵심 용의자로 발표된 아이만 나지 다라그메는 TV 증언에서 자신은 하마스에 연계돼 있으며, 하마스 망명 지도부가 있는 시리아에서 훈련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암살대상이던 요르단 정보 관리들의 동태를 감시해 왔다고 말했다. 다른 용의자는 다라그메가 자신에게 요르단 정보부 요원들이 탄 버스를 공격하겠다는 계획을 말해줬다고 폭로했고, 3번째 출연 용의자는 테러공격을 위해 서방권관광객들이 애용하는 아카바항을 답사했다고 주장했다.

요르단 정부는 이 사건과 관련, 하마스 요원 2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끌고 있는 하마스는 요르단 정부가 자신들에게테러혐의를 씌우려 하고 있다고 비난해 양측 관계가 더욱 얼어 붙고 있다.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대변인은 알-자지라 방송 회견에서 "우리의 형제인 요르단 사람들이 탄 버스를 공격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하마스 요원을 자처한 테러용의자들의 TV 증언은 요르단 보안당국이 연출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요르단은 지난달 19일 하마스 요원들이 시리아를 통해 밀반입한 로켓발사기와 폭발물 등을 은닉한 장소를 찾아냈다고 발표했으나 당시에도 하마스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되받아쳤었다.

이 사건으로 당초 예정됐던 마흐무드 알-자하르 자치정부 외무장관의 요르단 방문이 취소되는 등 양측 관계는 살얼음판을 걷기 시작했다.

요르단 정부는 하마스가 지난 1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한 뒤 이스라엘을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고, 이를 거부하는 하마스에 대한 미국의 고립화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현지 관측통들은 대체로 하마스가 요르단에 테러공격을 했을 경우 얻게될 실익이 없다는 점을 들어 요르단 정부 발표 내용의 신빙성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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