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나 잡지의 야한 광고를 보면 자신도 모르게 눈길이 가는 게 인간의 심리다. 이런 장면을 보면 뇌에서 전후 상황을 바탕으로 그 맥락을 파악하는 전두엽과 그 움직임을 인지하는 중측두회와 상측두회가 활성화되는 탓이라 한다. 특히 야할수록 전두엽과 함께 성적(性的) 흥분을 담당하는 뇌섬엽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그 중 은유적인 신체 묘사가 가장 효과가 있어 극성을 부리고 있기도 하다.
○…인터넷은 더욱 심각하다. 옥션 온라인 광고는 막가고 있을 지경이다. 며칠 전 온라인 방송은 광고 '독한 뇬' '시체놀이' '싸대기' 등을 홈페이지에 올린 뒤 하루 만에 의도적으로 삭제했다. 네티즌이 내려 받아 블로그와 사이트에 퍼지도록 하려는 의도의 '게릴라성 광고'인 셈이다. 문제는 휴대전화에까지 '야한 물결'이니 그 끝이 어딘지 심히 우려된다.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휴대전화 '야설(야한 소설)' 서비스를 제공해 수백 억 원을 챙긴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어제 이 혐의로 이 통신사들의 성인물 담당자 4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또 야설 콘텐츠 제공 업체(CP) 등 42개 업체의 46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한다.
○…휴대전화 성인 메뉴에 노골적인 성적 묘사가 담긴 음란 소설을 서비스해 온 이들은 2003년부터 최근까지 야설 5천93건을 제공해 479억 5천만 원이나 되는 엄청난 매출을 올린 모양이다. 이 중 41% 정도인 198억 원을 데이터통화료와 정보이용료로 챙겼는데, 그 중 가장 영향력이 큰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157억 6천1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니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이동통신사들이 뒤에 숨어 재미를 본 셈이지 않은가.
○…이동통신 관계자들은 통신망 이용업체가 접속을 원하면 거부할 법령상 장치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변명했다지만, 이는 바로 경영 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팽개친 채 악용해 왔다는 소리가 아니고 뭔가. 야설은 동영상과 다르게 사전 심의 절차가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형편이다. 초등학생들까지 널리 보급돼 있는 사정을 생각한다면 이대로는 정녕 안 된다. 가장 시급한 건 사이버 공간이나 휴대전화 업체들의 도덕성 회복이리라.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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