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설마" 하던 일이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어제 우리나라 출산율이 지난해 1.08명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2004년 1.16명에서 1년만에 복지부의 마지노선 1.10을 무너뜨려 '세계 최저'가 됐다.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도 "이 정도로 떨어질 줄 몰랐다"며 경악할 정도다.
합계 출산율 1.08명이란 15~49세 여성 1명당 평생 자녀 1명만 낳는다는 얘기다. 이번 통계에서는 또 30대 산모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대 산모 비중을 넘어섰다. 젊은층의 출산 기피 풍조를 확연히 보여준다. 더구나 하락 속도가 다른 저출산국에 비해 빨라도 너무 빠르다. 이런 추세라면 당장 2, 3년 내 1자녀 벽도 깨질 판이다.
여성에게 불리한 취업 현실과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사교육비 및 주택비 부담, 고용 불안 등 리스크 투성이의 자녀 양육 환경이 주원인이다. 자녀보다 개인의 자아 실현을 더 중시하는 가치관 변화도 출산율 저하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바닥 모를 출산율은 국가적 재앙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격감하고 노인만 늘어난다면 더 이상 활력도, 비전도 찾기 힘든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 당장 2019년으로 예상됐던 고령사회 진입이 더 당겨질 전망이다. 앞으로 일은 누가 하고, 세금은 누가 내며, 국방 의무는 누가 할 것인가. 국가의 성장 잠재력 하락과 노인 부양 부담 증대로 인한 세대 간 갈등은 어떻게 풀 것인가.
출산 비용이나 육아 비용 몇 푼 지원하는 미봉책으로 해결될 일이 결코 아니다. 국가 운영의 기본 틀을 '사상 최악의 저출산 해소'에 맞춰 전면적으로 새로 짜야 한다. 국가 역량을 올인하여 하루빨리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12일 발표할 '저출산종합대책'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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