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쑥스러우시죠? 부부사랑 실천 상품권을 한 번 써 보세요."
'여보! 일찍 들어오세요.'(대화권), '타임아웃, 오늘 부부싸움은 여기까지!'(싸움 종료권), '우리 아이 공부 좀 봐주세요.'(자녀에 관심갖기권),'당신의 격려가 필요해요.'(마음의 어깨 두드려 주기권), ….
액수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진 않지만 엄연한 상품권이다. 북대구가정폭력상담소(대구 북구 침산동)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8일 선보인'부부사랑 실천 상품권'. 21일 '부부의 날' 사용에 안성맞춤.
받는 이에게 상품권에 적힌 내용을 실천토록 요청한다는 점에서 '애교 넘치는(?) 제안서'에 가까운 셈.
상품권 발행은 상담소 사무국장인 남해길 목사의 아이디어. 남 목사는 상담소 운영과정에서 부부간 문제는 서로 대화가 부족한 탓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체감, 상품권을 발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모두 5천 장을 찍어 자신이 다니는 교회 신자들부터 나눠주기 시작했단다.
"갑자기 대화를 하려면 쉽지 않겠지요. 이 상품권이 부부간 대화의 문을 여는 매개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부부 사이가 건강해야 가정이 튼튼해질 것 아니겠습니까?"
이 상품권의 유효기간은 가정의 달 특성에 맞춰 5월 한 달 간. 일단 교회에는 상품권 1장당 1천 원, 한 세트(8종)는 5천 원에 판매했다. 상품권이 나오자마자 벌써 50여 명이 상품권을 사갔다.
상품권 수익금은 가정폭력 피해가정 및 소년소녀가장 가정 등을 돕는데 쓸 계획이다. 상품권을 사가는 가정의 부부관계도 돈독해지고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으니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
상담소는 오는 12일엔'건강하고 행복한 가정, 내가 먼저 실천합시다'란 주제로 대구시내 대형소매점과 큰 길가 등에서 길거리 캠페인을 벌이면서 시민들에게도 이 상품권을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이와 관련, 대구은행 침산푸르지오점은 상품권 제작에 힘을 보탠 데 이어 은행을 찾은 손님들에게 상품권을 주기로 했다. 이곳 이종태 지점장은"가정의 달을 맞아 은행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던 중 상품권 제작 제안이 들어와 흔쾌히 참여했다."며"이 행사를 통해 부부간 사랑과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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