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경시하면서 에너지 절약?

입력 2006-05-08 11:19:12

국제 유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국내 유가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그래도 정부와 국민들의 에너지 위기 불감증은 여전하다. 대표적 사례가 배기량 800㏄ 미만 경차 경시 풍조로 인한 경차 점유율 급락이다. 반면 중'대형차와 수입차의 점유율은 급상승세다.

경차 점유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7.5%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완성차 메이커들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잇따라 단종하면서 점유율이 추락했다. 현재 유일한 국산 경차인 GM대우 마티즈의 시장 점유율은 3.9%에 불과하다고 한다. 반면 중'대형차의 점유율은 2000년 28.3%에서 작년에는 53.5%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입차의 점유율도 2000년 0.4%에서 지난해에는 3.2%로 무려 8배가량 뛰었다.

자동차 시장 역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올해 경차 구매가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일본의 경차 점유율은 28%, 프랑스는 무려 39%다. 따라서 한국에서만 경차가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마티즈 단일 모델뿐이어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여지가 없고, 정부도 특정 업체를 도와준다는 오해를 살까봐 경차 혜택 확대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격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경차 생산을 중단한 업체의 반발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유가와 만성적인 교통'주차난 극복을 위해서라도 경차에 대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주유 할인, 버스전용 차로 통행 등 보다 파격적인 혜택 제공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아울러 2008년으로 예정된 경차 혜택 1000㏄급 확대를 조기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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