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노인요양원 어르신과 가족간의 '특별한 만남'

입력 2006-05-08 10:33:53

"처음에는 요양원에 모시는 문제를 두고 불효가 아니냐는 형제들간 의견다툼이 있었지만, 정작 집에서보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을 훨씬 더 편안하게 생각하시는 부모님을 보니 마음이 놓입니다."

지난 7일 칠곡 왜관읍 금남리 장미노인전문요양원(원장 홍태자)과 산울림 병원에서는 이색 행사가 열렸다. 어버이날을 맞아 요양원의 어르신들과 가족들과의 특별한 만남을 주선한 것.

89세 모친을 모셔둔 권상열(56.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씨는 "자식도 못한 일을 요양원 가족들이 너무 잘 보살펴주고 있다."며 "지난 설때 노모를 집으로 모셔갔는데 자꾸 요양원으로 데려다 달라고 졸라서 하루 만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권 씨 형제들은 이날 서울과 대구에서 3형제와 두며느리 등 5명이 노모를 찾아 가족사진을 찍는 등 하루종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300여명의 가족들이 참석했으며, 요양원에서는 축하 무용 공연을 시작으로 요양 어르신들의 사물놀이 발표회와 가족노래자랑, 어르신들과 자녀들이 함께하는 어울마당을 준비했다. 어르신들과 요양원 선생님들이 한팀을 이룬 사물놀이 공연때는 눈물을 흘리는 자녀도 있었다.

심정숙(43·여·경남 양산) 씨는 "지난해 7월 노모(78)를 이곳으로 모셔온 뒤 자주 찾아뵙지 못했지만 올해 어버이날을 맞아 요양원에서 행사를 마련해 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어울마당이 끝난 뒤 가족들은 인근의 산울림 병원으로 옮겨 웃음치료와 간담회 등을 가졌다.

홍태자 원장은 "복지시설 어르신들의 경우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자들이지만 방문 가족이 50%가 넘지 않는다."며 "자주 오기 힘든 가족들을 위해 어버이날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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