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이 조성한 1천300억원대의 비자금 의 용처를 수사받고 있는 정몽구 회장이 연휴를 하루 앞둔 이달 4일 외아들인 정의선 사장과 오찬 상봉을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대검찰청과 서울구치소를 오가며 거의 매일 조사를 받은 정 회장이 아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수사팀에 요청했고 검찰이 이를 허용해 부자간 회동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7일 "정 회장이 3일 밤 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아들이 보고 싶다. 내일 만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해 순수 면회 차원에서 이를 허용해 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은 4일 점심시간 직전에 대검 중수부 조사실을 방문해 1시간 가량 정 회장과 단둘이 식사를 한 후 돌아갔다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구속 수감된 피의자의 경우 평일에 한해 서울구치소에서 가족 등의 면회가 가능하지만 휴일에는 면회는 물론 변호사 접견도 불허된다는 점에서 이번 정 회장 부자의 상봉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검찰 관계자는 "정 회장은 연휴기간인 5∼7일 소환조사를 받지 않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다. 구치소에서는 휴일 면회가 어렵다는 사실을 정 회장이 미리 알고 검찰청사 면회를 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정 회장의 '옥중경영'을 부분적으로 허용한다고 발표한 점에 비춰 이번 회동에서 현대차 그룹 경영이나 향후 법정 싸움 등과 관련된 의견이 오갔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 회장은 이달 3일 오전에도 대검 조사실에서 정 사장과 만나 경영문제를 놓고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회장이 고령인 데다 지병이 있는 점을 감안해 이달 1일부터 평일 오전 10시쯤 소환해 하루 평균 7∼8시간 가량 비자금 용처 등을 조사하면서 중간중간에 휴식을 배려해왔다.
한편 검찰은 정 회장 부자와 현대차 임직원들을 이달 15일께 일괄기소할 방침이다.
비자금 조성 등에 연루된 임직원은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과 채양기 기획총괄본부장, 이정대 재경본부장, 김승년 구매총괄본부장 등 대략 2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괄기소를 앞두고 필요할 경우 정 사장을 이번 주에 다시 불러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승계 등 비리 연루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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