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도시 재개발과 환경과제

입력 2006-05-06 10:49:23

기존 시가지의 재개발이 산업 발전책에 못지 않게 중요한 대구의 대처 과제로 부상했다.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한 유도 계획 없이 산발적으로 허용됨으로써 부정적 영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재개발은 최근 멀쩡한 단독주택들까지 무더기 철거해 버리는 형태로 진척'확산되고 있기까지 하다.

이런 재개발로 인해 초래되는 문제들은 이미 일반 시민들까지 심각하게 인식할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들어 재개발된 초고층 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 위력이 실감되기 시작한 덕분이다. 환경'교통 등 생활 여건의 급변은 물론, 일부 초고층 재개발 아파트 대단지 인근 집값 하락 등 실물적 영향까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도 한다. 큰 기업들의 사무실 빌딩이 들어서야 할 지구에 아파트들이 들어서는 모양새로 미뤄 취약한 산업 기반을 한탄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아파트 공급 과잉에 따른 주택 가격 혼란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재개발 광풍과 관련해 '인의협'(대구경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이 지난 1일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공개 질의서를 내놨다. 먼저 기존 건축물의 철거 과정에서 발생할 소음과 미세먼지, 나아가 석면 분진 등의 공해를 주목했으며, 나아가 초고층 건물들로 인해 초래될 도시 바람길 끊김 및 대기 오염, 교통 혼잡화 등 생활환경의 악화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매우 중요한 사안들이다. 오염 문제가 기본적인 것이라면, 생활환경 문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자리에 위치한 대도시의 큰 과제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대구시는 이런 문제에 대처할 정책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1980년대 초 극에 달했던 하천 수질 및 도심 대기의 오염 문제를 1990년대 후반쯤 거의 극복한 후 곧바로 시가지 생활환경 업그레이드에 착수했어야 했으나 안일했던 탓일 것이다.

그런 가운데 지금 대구 시내 수백 개 지구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며, 추가 재개발 허용 요구도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전에서는 '뉴타운' 건설이 쟁점이 돼 있기도 하다. 대구시는 환경 개념의 범위를 이제부터라도 도시계획 분야로까지 확대하고, 도심 생태축 구축 등 자연 생태환경의 업그레이드 등으로까지 관심 범위를 넓혀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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