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깸'으로서만 꿈이 된다. 깨지 않는 것은 꿈이 아니다. 이른바 현실 세계를 의미한다. 거꾸로 깨는 것은 다 꿈이다. 깨기 전까지의 모든 것은 꿈의 세계가 된다. 정리하면 깨기 전까지는 꿈이고, 깨고 난 이후부터 현실이라는 것이다. 과연 깨는 것은 꿈인가?
예를 들어 진호라는 남자와 은주라는 여자가 있다. 두 사람은 사랑의 기쁨에 빠져 행복으로 충만한 마음이 영원할거라고 믿었는데 시간이 흐른 어느 순간 사랑의 마음과 느낌이 지겨움과 불신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 순간 사랑의 꿈을 깨고 만 것이다. 꿈속의 사랑은 미움으로 바뀌고, 기쁨은 슬픔으로, 행복감은 괴로움으로 바뀌고 말았다. 천국 같은 꿈은 끝나고 지옥 같은 현실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다시 시간이 흐른 뒤 사랑했던 기억이 그리움으로 살아난다.
불신은 더 깊은 이해와 배려로 진화하고, 지겨움은 다정한 호기심으로 거듭난다. 이별의 꿈을 깬 것이다. 진호와 은주라는 사람은 사랑의 꿈을 꾼 것인가? 이별을 꿈을 꾼 것인가? 아니면 사랑의 현실을 산 것인가? 이별의 현실을 산 것인가?
'꿈'은 현실의 만족을 의미하며 동시에 결핍을 의미한다. '현실'은 꿈의 완성을 의미하며 동시에 생성을 의미한다. 꿈의 꾼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깨어나야 할 것이기 때문에 불안한 행복이다. 현실은 지겹지만 다시 꿀 수 있기에 행복한 지겨움이다.
'꿈'은 꾸어오는 것이다. 미래로부터 뿐만 아니라 과거로부터 꾸어오는 어떤 것이다. 행복과 치유와 희망을 빌려오는 것이다. '깸'은 깨는 것이다. 행복과 희망을 깨는 것이 아니라 착각과 집착과 억지안주를 깨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꿈에서 깨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깨어야 하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이라는 고도의 허상으로 치장된 현실에서 깨는 것이다. 이 정도의 집에, 자동차에, 학교에, 사회적 지위에, 통장 정도는 가져야 한다는 현실의 꿈, 꿈같지 않은 중독의 현실에서 깨어나야 한다.
꿈이 생성되지 않는 현실은 현실이 아니다. 깨어남이 늘 동반하지 않는 현실은 현실이 아니다. 어서 깨어나 두 눈 부릅뜨고 꿈의 현실과 현실의 꿈을 그대로 봐야 할 일이다. 꿈 같은 꿈, 현실 같은 현실이 가능할 수 있도록.
황보 진호(하늘북 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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