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술맛이 이상하더라"…술통에 20년전 사체

입력 2006-05-05 12:00:17

헝가리 남부 도시 세게드의 한 가정집에서 내부 수리를 하던 인부들은 지하에 있던 300ℓ짜리 대형 술통에서 며칠간 럼주를 따라 홀짝홀짝 마시던 중 어느날 갑자기 비명을 지를 정도로 놀랐다.

거의 다 마신 술통을 들어 옮기려다 통이 너무 무거워 뚜껑을 열어보니 술통 바닥에 벌거벗은 한 남자의 시체가 알코올에 절은 채 누워 있었던 것.

혼비백산한 인부들은 곧장 경찰에 신고했고, 이 시체의 주인공이 무려 20년 전에 사망한 외교관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4일 MTI 통신에 따르면 경찰 조사 결과 최근 사망한 이 집의 전 주인인 한 노파가 20년 전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자메이카에서 살다가 혼자 돌아왔는데, 이번에 발견된 사체는 당시 자메이카 현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돼 있는 외교관 남편의 사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체 부검 결과 타살 흔적은 없고 20년 전 자메이카에서 자연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이 노파는 남편의 시체를 헝가리로 옮겨오는데 드는 막대한 비용과 복잡한 절차를 피해 비밀리에 사체를 술통에 담아 헝가리로 싣고 와 자신이 죽기 전까지 술통에 남편의 시체를 보관해 왔던 것 같다고 경찰은 전했다.

인부들이 마신 술은 시체가 발견되기 6개월 전쯤 통 속에 부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술의 맛과 향이 이상해서 몇 병은 집에 가지고 가서 다른 병에 옮겨 마시기도 했다며 엽기적인 경험에 고개를 저었다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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