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3일 로마 교황청의 반대 속에 또다시 안후이(安徽)성에 또 다른 주교 임명을 강행했다. 중국 천주교 애국회는 이날 오전 안후이성 우후(蕪湖)시의 성 요셉 성당에서 수백 명의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류신훙(劉新弘·40) 신부의 주교 서품식을 거행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로마 교황청은 앞서 류 신부에 대한 배경조사를 거쳐 이미 서품 신청을 거부하고 2일 류 신부의 숙소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3일 전했다. 류 주교는 안후이성 푸양(阜陽) 출신으로 상하이에서 신학원을 졸업한 뒤 안후이성 교단에서 주로 행정 담당 신부로 일해왔다.
중국 천주교 애국회는 지난 58년부터 자선자성(自選自聖) 원칙을 세우고 주교 등 가톨릭 성직자를 독자적으로 임명해왔다. 류 주교 서품식을 주재한 우스전(吳仕珍) 난창(南昌) 교구 주교처럼 일부 성직자는 로마 교황청의 승인을 함께 받기도 했다.
로마 교황청의 가톨릭 교회법은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직 서품을 받아들이는 성직자는 파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류 주교 성품은 지난달 30일 윈난(雲南)성 쿤밍(昆明)교구의 주교로 마잉린(馬英林·40) 신부를 임명한 데 이어진 것이어서 물밑 수교협상 중이던 중국과 바티칸 간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중국-바티칸 수교협상 중재자를 자임하고 있는 조지프 쩐(陳日軍) 추기경은 "중국이 대화 분위기를 경색시키고 있다."며 사견을 전제로 로마 교황청이 중국과의 수교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천주교 애국회 류바이녠(劉柏年) 부회장은 "지난 58년 두 신부에 대한 주교 서품 신청을 로마 교황청이 정치적 이유로 거부한 이후 이런 원칙을 세웠다."며 "이런 원칙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중국 가톨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부회장은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신청 거부에 대한) 공식 통보가 없었던 만큼 류 주교 서품을 인정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중국의 137개 교구 가운데 44개 교구의 주교가 공석으로 있어 중국이 또다시 독자 주교서품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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