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해' 유럽축구 '이변은 없었다'

입력 2006-05-03 09:13:06

월드컵의 해를 미리 달궜던 유럽 프로축구 리그가 이번 주말을 끝으로 대부분 막을 내린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독일월드컵축구 본선에서 정상급 선수들의 컨디션을 보장하기 위해 5월15일 이후에는 리그 경기를 치를 수 없도록 권고했기 때문에 과거 월드컵 때보다 일찍 시즌이 종료되는 셈이다.

단 한 경기 예외는 오는 18일 새벽(한국시간) 3시45분 프랑스 파리 생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 아스날(잉글랜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단판 승부다.

이 경기는 유럽 클럽 축구의 최고봉을 가리는 자리로 월드컵 열기를 한층 고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2005-2006 시즌 유럽 축구는 초반만 해도 만년 하위권 팀 또는 1부 리그 새내기들의 돌풍이 거셌지만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찻잔 속 태풍'에 그친 가운데 대부분 '우승할만한 팀들이 우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영표(토튼햄)의 첫 진출로 국내 축구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첼시가 초반부터 부동의 선두를 유지하면서 막판 맨유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반세기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부자구단 첼시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최고의 선수들을 배치해 유럽 프로구단 가운데 가장 강력한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위 맨유가 3위 리버풀에 승점 1점 차로 쫓겨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직행 티켓을 놓고 마지막까지 피말리는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4위 자리를 다투는 토튼햄과 아스날도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승격된 뒤 초반 돌풍을 주도한 위건 어슬레틱은 10위로 내려앉아 중위권 유지에 만족해야 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2년 연속 FIFA 올해의 선수' 호나우디뉴를 '키맨'으로 활용한 FC 바르셀로나가 리그 2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23승7무4패(승점 76)로 한 경기를 더 치른 2위 발렌시아와 승점 격차 8점을 유지한 채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4일 셀타비고전에서 이기면 우승 축배를 든다.

3대 빅 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유벤투스(승점 85)와 AC밀란(승점 82)이 막판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유벤투스가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어느 팀이 우승해도 이변은 아니다.

프랑스 르 샹피오나에서는 올림피크 리옹이 기록적인 리그 5연패의 위업을 일찌감치 달성했다. 리옹은 지난달 16일 가장 먼저 샴페인을 터뜨렸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최고 스타들을 보유한 바이에른 뮌헨이 2위 함부르크SV에 승점 5점 차로 앞서 우승이 유력하다.

네덜란드에서는 '히딩크의 마법'이 다시 위력을 발휘한 PSV에인트호벤이 통산 19번째 정상을 밟았다.

포르투갈에서도 단골 우승팀 FC포르투가 우승을 확정했고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이 뛰는 터키 슈퍼리그에서는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가 두 경기를 남겨놓고 동률이 돼 막바지 불꽃을 튀기고 있다.

유럽 각 리그 최고 골잡이도 대부분 '구관'들이 '수성'에 성공했다.

프리미어리그의 티에리 앙리(아스날)는 24골로 루드 반 니스텔루이(맨유.21골)에 세 골차로 앞서 리그 득점왕 3연패를 예약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해 득점 2위인 카메룬의 사뮈엘 에토오(FC 바르셀로나)가 24골로 다비드 비야(발렌시아.23골)에 간발의 차로 앞서 있다. 에토오는 2004-2005 시즌 디에고 포를란(비야레알)에 역전을 허용한 아픔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포르투갈의 파울레타(파리 생제르맹)가 20골로 득점왕이 됐다.

세리에A에서는 이탈리아의 새 얼굴 루카 토니(피오렌티나)가 28골을 뽑는 선풍을 일으키며 프랑스의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22골)를 압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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