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전문 TV 글로벌 경쟁 격화

입력 2006-05-03 09:43:46

CNN.BBC 독주에 佛 CFII.알-자지라 등 도전

미국의 CNN, 영국의 BBC 월드가 양분해오던뉴스 전문 TV 방송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이 잡지는 지난 10여 년 간 세계의 방송 뉴스는 CNN과 BBC로 대표되는 '앵글로- 아메리칸 제국'이 지배했으나 이제 프랑스와 중동에서 이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슈피겔은 국제적인 미디어 경쟁에 대해 '군비경쟁, '전투', '이미지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이제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밝히고 카메라가 총과 함께 문화간충돌의 최전방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자살폭탄 사건이 발생할 경우 미디어의 입장에 따라 행위자는 '테러리스트', ' 순교자', 혹은 '자유의 전사'가 되며 이것이 바로 문화 간 간극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9.11 테러'이후 미국의 주요 매체들이 이례적인 애국 캠페인을 벌이는 것을 세계는 두려운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으며 이를 통해 유일한 초강대국인 미국이일방적인 정책을 추진할 경우 뉴스마저 독점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2003년 2월 도미니크 드 빌팽 당시 프랑스 외무장관은 유엔에서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명연설을 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회의장에 가득할 정도로 호응은 대단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호텔 방에서 미국 TV를 지켜보던 빌팽은 자존심이 구겨졌다.

연설이 주변 뉴스로 취급되고, 환호하는 장면은 보도조차 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빌팽이 총리에 오르면서 '프랑스판 CNN'을 구상하는 계기가 됐다.

프랑스는 올해 3천만유로를 투입해 공영 FT, 민영 TF1과 함께 CFII(프랑스국제정보체인)를 11월이나 12월 중 개국할 예정이다. CFII는 1개 방송은 프랑스어로, 다른 1개 방송은 75%를 영어로 방송한다.

CFII의 연간 예산은 6천500만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개국 책임을 맡은 광고업계 거물 알랭 드 푸질락에게 " 당신의 임무는 세계 이미지 전쟁의 최전방에서 싸우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및 영국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는 곳은 프랑스 뿐이 아니다. 러시아정부가 지원하는 영어방송 '러시아 투데이'는 6개월 전부터 전파를 타고 있다. 남미에선 베네수엘라(51%)와 쿠바(14%)가 지원하는 '텔레수르' 방송의 뉴스가 지난해 7 월 시작됐다.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도 자체 위성방송을 준비 중이다.

국제방송 뉴스의 최대 격전지는 여전히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중동이다. 독일해외위성 방송 '도이체 벨레(DW)'는 아랍어 방송을 하루 3시간에서 오는 9월부터 12 시간으로 늘린다. BBC와 '러시아 투데이'도 아랍어 방송을 증편했고, 프랑스는 내년7월 가세할 예정이다.

1991년 걸프전에서 CNN의 독주를 지켜봐야 했던 중동 미디어 업계는 자체 시각을 전달하려는 고민 끝에 1996년 위성방송 알-자지라를 탄생시켰다.

이라크 전쟁을 통해 중동 뉴스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알-자지라는 중동을 넘어본격적으로 서방언론과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BBC와 CNN 출신의 앵커 등 미국, 영국의 뉴스전문가를 대거 영입해올해 안에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카타르 도하, 런던, 워싱턴의 4개 지역본부에서24시간 영어 위성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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