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없이 골을 넣어온 안드레이 세브첸코는 이제 자신의 축구 인생을 완성시키는 일을 앞두고 있다. 세계정상급의 스트라이커이지만 정작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던 그는 6월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에서 우크라이나 대표팀의 에이스로 오랫동안 그를 보기를 갈망해왔던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세브첸코는 우크라이나 명문 디나모 키예프 소속이던 1997년 11월, 유럽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에서 불과 20살의 나이에 FC바르셀로나의 골문에 해트 트릭을 퍼부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다음 시즌인 1998-1999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해트 트릭을 기록하며 키예프의 4강 신화의 주역이 되었던 그에게 러브콜이 이어졌고 그는 자신이 동경하던 AC밀란에 입성했다.
이탈리아 무대에서도 그의 골 폭풍은 멈추지 않았다. 1999-2000시즌에 24골을 넣어 데뷔하면서 득점왕과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쥔 그는 부상으로 고생했던 2002-2003시즌을 제외하고 매 시즌 15골 이상을 기록해오고 있다. 2003-04시즌에 24골로 득점왕에 다시 오른 그는 프랑스 축구 전문지에 의해 '올해의 유럽 최우수선수'로 선정돼 절정의 기량을 평가받았다. 올 시즌에도 그는 19골로 득점 4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프로무대에서의 화려함과는 달리 국가대표로 뛸 때에는 불운이 발목을 잡았다. 1998년과 2002년 월드컵, 유로 2004대회에서 우크라이나는 연거푸 플레이오프에서 탈락, 본선 진출 일보 직전에서 무너졌다. 이번 2006독일월드컵 예선은 달랐다. 덴마크, 터키 등과 함께 치른 예선에서 우크라이나는 7승3무의 성적으로 유럽 국가 중 본선 진출을 가장 먼저 확정지었고 고비마다 세브첸코의 골이 어김없이 터졌다. 특히 터키와의 원정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자 터키 관중들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비탄에 잠겼다.
30대에 접어든 세브첸코는 183cm, 73kg의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로서 필요한 능력을 모두 갖고 있다. 최고 수준의 골 결정력은 말할 것도 없고 빠른 스피드와 수비 2~3명을 제치는 개인기,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간을 만들다가 침투하는 동료에게 이어주는 패싱 능력까지 완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수비를 두텁게 하다 역습에 나서는 전술을 주로 구사하는데 세브첸코의 능력 때문에 가능하다. 세브첸코는 그의 투 톱 파트너인 안드레이 보로닌(바이엘 레버쿠젠)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16강행을 좌우할 전망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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