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배워서 가르치겠다는 것보다 아이들과 함께 배운다는 기분으로 즐겁게 하고 있어요."
와이즈 맘 '21세기 큰 인물' 모둠의 임은정(35)·김희숙(37)·한경원(40) 주부. 칠성초교 4학년 동갑내기 아이들을 둔 세 명의 엄마들은 와이즈 맘 아카데미 수강 한 달여 만에 변화된 모습에 스스로도 놀라워하고 있었다. 오는 8월말 2기 모집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 집에서 대구가톨릭대까지 오는 거리만 1시간. 무엇이 이 엄마들을 달뜨게 한 것일까.
"아이들 입에서 '이건 왜 이래?' 하는 질문이 쏟아져요. 책장에 꽂아만 두었던 과학책도 한 권씩 꺼내 읽기 시작했어요. 예전처럼 그림만 보는 수준이 아니라 '기압', '부피', '밀도' 같은 용어들을 자기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엄마들은 아이들의 학교에서 보낸 알림장을 통해 와이즈 맘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화여대에서도 비슷한 강의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두 말 않고 오게 됐다고.
엄마들은 매주 토요일 저녁 아이들을 데리고 모둠원 중 한 사람의 집에 모인다. 와이즈 맘 홈페이지에 뜬 그 주의 실험을 직접 해보기 위해서다. 가정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실험이기 때문에 거창한 도구는 필요없다. 실험 보고서는 홈페이지에 올린다. 대부분 교안대로만 따라하면 성공.
"여섯 번의 실험 중에 딱 한 번 실패하긴 했어요. 소금으로 얼음을 만들어 물에 가라앉히는 거였어요. 밀도 차이를 보는 거였는데, 소금 농도를 잘못 조절해서 계속 동동 뜨더라구요. 실망해서 다른 팀 보고서를 봤더니 아예 소금물을 못 얼린 분들도 계시던데요."(웃음)
반면 설탕물의 농도를 달리 해 층층이 쌓는 '무지개 탑 쌓기' 실험은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공교육 기관에서 이런 류의 과학체험 수업을 많이 열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엄마들이 국·영·수 는 알아도 과학은 잘 모르잖아요. 교구 값은 비싸지, 학원에 보내도 뭘 배우는지 모르지.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이런 수업이 더 늘었으면 좋겠어요."
최병고기자 cbg@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