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카슈미르에서 힌두교도에 의한 이슬람 무장세력이 무자비한 학살극이 자행돼 34명이 사망했다.
이는 만모한 싱 정부와 현지 온건파 무장세력의 평화협상에 찬물을 끼얹기 위한 강경파의 범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슈미르의 동계 수도인 잠무에서 170㎞ 떨어진 도다 지구 주민들에 따르면 군복 차림의 무장요원 10여명이 지난달 30일 밤 타와 마을로 와서 "회의를 하자"면서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이들은 주민들이 모여들자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곳에서 11명을, 다른 곳에서 9명을 무자비하게 살해했다.
목격자인 사디크 아메드는 "그들은 아무런 무장도 없는 사람들을 향해 마구잡이로 총을 갈겨댔다"고 치를 떨었다.
8살짜리 딸과 함께 입원해 있는 길루 데비는 "놈들은 다짜고짜 주민들을 폭행하다가 나중에는 아무 죄없는 사람들을 쏴 죽였다"면서 "남편을 구하려고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들의 공격 과정에서 10여명이 부상했으며, 그 가운데 2명은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숨졌다. 사망자들은 대부분이 카스트 계급의 불가촉 천민에 속하는 '구즈라스(양치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같은 날 오전에는 파키스탄과의 접경 지역인 우담푸르 지구에서 다른 다른 무장단체가 15명의 힌두교도를 납치했다가 12명을 살해했다.
군 관계자는 "납치된 15명 중 3명은 무슬림이라고 속이고 풀려났다"고 소개하면서 "오후에 벌어진 사건과 마찬가지로 주민들이 희생된 유일한 이유는 힌두교도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에서 유일하게 무슬림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카슈미르주에서는 지난 1989년부터 이슬람 무장세력의 분리주의 운동이 분격화돼 지금까지 발생한 유혈충돌로 최소한 4만5천여명이 사망했다.
만모한 싱 총리는 오는 3일 현지 온건파 분리주의 단체의 연합체인 전당자유회의(APHC)와 2차 평화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날 도다지구에서는 힌두교도와 무슬림들이 모두 이번 학살극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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