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타나모 수감자 인권보장 없이 못 내줘"

美 주장…본국송환 협상 지지부진

인권유린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미군의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에 대한 본국 송환작업이 해당국 인권유린에 대한 미정부의 우려 제기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정부관리들의 말을 인용, 미국이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 490여 명 가운데 대부분을 석방하거나 출신국에 넘겨준다는 목표 아래 지난 2월 150여 명을 본국 송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를 위한 협상이 수감자 인권보호에 대한 미국의 요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미 정부가 송환 수감자에 대한 고문금지와 국제법에 따른 대우, 이에 대한 검증 허용 등을 해당국에 요구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의 검증요구에 해당국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128명의 자국인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경우, 국제적십자사위원회(ICRC)의 수감시설 방문 허용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라고 전했다.

관타나모 수용소에 105명의 자국인이 수용돼 있는 예멘도 열악한 수감시설과 인권유린에 대한 미 정부의 우려로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으며 이집트, 알제리, 우즈베키스탄 등과의 협상도 비슷한 인권문제로 인해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테러혐의자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구금한 뒤 재판받을 권리까지 박탈했던 미국 정부가 수감자들의 출신국에 인권보호를 강요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도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지역 국가의 한 외교관은 미국정부가 관타나모 수용소와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는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던 것들을 다른 나라에 요구하는 모순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군은 지금까지 관타나모 수감자 가운데 267명을 본국으로 되돌려 보냈으나 처벌위험을 이유로 본국송환을 거부하고 있는 신장위구르 출신 이슬람 분리주의자 22명을 포함, 490여 명이 아직도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