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다!"…가수들 너도나도 응원가 경쟁

입력 2006-04-29 07:53:23

2006 독일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월드컵송'이 쏟아지고 있다. 제2의 '오 필승 코리아'를 만들겠다는 게 월드컵 응원가를 앞다퉈 내놓는 가수들의 똑같은 '속셈'. 그러나 2002년 대한민국 전역을 울렸던 '오 필승 코리아'의 뒤를 잇기가 힘들 전망이다. 독일을 겨냥해 '월드컵송'을 불렀거나, 만들고 있는 가수는 20여 팀.

자의였건 타의였건 2002 월드컵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윤도현은 일찌감치 SKT와 손잡고 '애국가'를 록으로 변형한 월드컵 응원가를 선보였다. 한동안 논란이 가열됐지만 이 '애국가 응원가'는 SKT의 엄청난 광고물량공세 덕에 어느새 귀에 익숙해졌다는 평.

TV만 틀면 광고 배경음악처럼 나오는 또 다른 응원가는 버즈의 '레즈, 고 투게더(Reds, go together)'.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가 KTF와 손잡고 만든 월드컵 음반에 수록된 공식 응원가다. 이 노래 역시 월드컵송을 선점하겠다는 KTF의 열띤 마케팅에 힘입어 조금씩 국민들의 귀를 파고들고 있다.

이 월드컵 음반에는 버즈 외에 인순이, 김종서, 마야, 봄여름가을겨울, 부활, 다이나믹듀오, 나비 효과, 크랩테리아 등 9개 팀의 노래가 수록된다. 지난 11일 발매된 '고 포 더 파이널(Go For The Final)' 역시 월드컵 음반. 신해철이 이끄는 넥스트, 남궁연, 두 번째 달, 바다 등이 참여했다. '돌격 아리랑',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숨결', '수문장 호령가' 등이 들어있다.

싸이는 월드컵을 맞아 응원가를 선물로 '쐈다'. 신곡 '위 아 더 원'을 지난 10일부터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이밖에 펑크 인디밴드 노브레인의 '소리쳐라 대한민국', 더크로스의 '월드컵송', 서희의 '월드컵 아리랑', 현영의 '스마일 코리아', '남자 장윤정' 박현빈의 '빠라빠빠' 등이 월드컵 응원가로 나온 상태.

록그룹 백두산의 드러머 출신 최소리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소리금과 도자기북을 이용한 앨범 '아리랑 파티'에서 한국의 소리를 선보였다. 가수 춘자, 크래시의 보컬 안흥찬 등이 참여한 '아리랑 파티'는 우리 전통음악 아리랑을 응원가로 새롭게 창작했다.

윤도현의 소속사 다음기획 김영준 대표는 "월드컵송 제작에 대해 상업적이라는 지적이 많은데, 원래 월드컵이 상업적 목적으로 시작된 거 아니냐"며 "선택은 듣는 사람의 몫"이라고 했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의 박진 이사는 "국민가수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 월드컵 같은 특수가 없다."며 "'포스트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으로 월드컵송 제작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월드컵 응원가' 춘추전국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 필승 코리아'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래반주기 및 콘텐츠 전문기업 TJ미디어가 최근 다음 '놀방파' 동호회 회원 273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고의 응원가'로 '오 필승 코리아'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1위에 올랐다.

응답자의 46%(126명)는 2002년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오 필승 코리아'를 모두가 따라부르기 쉽다는 이유로 최고의 응원가로 선택했다. 윤도현밴드가 부른 '록버전 애국가'는 33%(90명)의 클릭을 받아 2위를 기록했다. 반면 붉은악마가 공식적으로 밀고 있는 버즈의 '레즈 고 투게더'는 7%(18명)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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