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납북사건이란?

입력 2006-04-28 09:36:19

1977~78년 3차례 5명 피랍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이 27일 국회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970년대 후반에 발생한 고교생 납북사건에 관해 언급함으로써 30여년전에 발생한 이 사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교생 납북사건이란 1977년 8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서해안에서 발생한 3건의 남파공작원에 의한 납치를 일컫는다.

첫번 째 납치는 77년 8월.

여름 방학을 맞아 전남 홍도해수욕장에 피서간 이민교(당시 18세·경기 평택 태광고교 2년)씨와 최승민(당시 17세·경기 평택 태광고교 2년)씨가 납북된 것.

또 78년 8월 5일 전북 선유도해수욕장에서 김영남(당시 16세. 군산기계공고 1년) 씨가 북으로 끌려갔고, 이보다 5일 뒤인 8월 10일 전남 홍도해수욕장에서 홍건표(당시 17세·천안상고 3년)씨와 이명우(당시 17세·천안농고 3년)씨가 납치됐다.

이들 고교생은 당시에는 실종 처리됐으나 20여 년이 지난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체포된 남파 간첩이나 공작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모두 강제 납북된 것으로 드러났다.

1995년 10월 부여 침투 무장간첩 김동식과 1997년 10월 검거된 남파간첩 최정남은 홍건표씨와 이명우씨로부터 남쪽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고 진술함으로써 이들의 피랍 사실이 확인됐다.

또 납북된 김영남씨는 1977년 남파 간첩 김광현씨의 입을 통해 납치사실이 확인됐다. 북한 '301해상연락소' 소속이었던 김광현씨는 당시 조사과정에서 임무를 마치고 해상 루트를 통해 북으로 귀환하던 중 김영남씨를 납치했다고 진술했었다.

특히 김영남씨는 최근 일본 정부의 DNA 검사 결과 북한에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요코다 메구미(실종 당시 13세)와 결혼한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이들 고교생은 북한에서 대남 공작원을 상대로 실시하는 이남화(以南化) 교육에투입돼 교관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정부는 이들의 납북 사실을 확인하고도 납북자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할 경우 남북 관계에 미칠 파장 등을 우려해 그동안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북한 역시 남한 당국의 납치사실 발표에도 북한에는 개인이 스스로 입북했다는 이른바 '의거 월북자'만 있을 뿐 납북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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