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생생 여행체험] 한국 식생활 문화 적응 힘들어요

입력 2006-04-26 07:33:01

"학교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가끔 손이 불쑥불쑥 나와서 나 자신도 놀랄 때가 많습니다."

수딥 씨는 네팔과 너무 다른 한국의 식생활 문화에 적응하지못해 한동안 애를 먹었다. 네팔에선 스프를 먹을 때 사용하는 스푼 외에는 주로 손으로 음식을 먹기 때문이었다.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은 농담삼아 '야만인'이라고 놀리기도 한다.

젓가락 사용도 그에겐 힘든 시험이었다. 그는 3개월가량 부단한 연습 끝에 이젠 어색하지않을 만큼 제법 젓가락질을 한다.

수딥 씨를 또다른 시험에 들게 한 것은 불고기. 힌두교를 믿는 그는 소고기를 먹는 것이 꽤 힘들었다. 하지만 이젠 제법 한국식에 익숙해졌다. 네팔에선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소고기를 두 눈 딱 감고 먹기도 했다. 그는 "한국 소고기도 먹으면 안되지만 시바신에게 용서를 구하고 먹어봤다"며 "아무리 그래도 개고기를 먹는 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몸동작도 헷갈렸다. "고개를 절레절제 흔드는 것은 네팔에선 '예(Yes)'라는 의미지요."

수딥 씨는 네팔에선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동작이 '좋다 또는 그렇다'는 동의를 의미해 한국에 와서 너무 헷갈렸다고 했다. 처음 대구에 왔을 때도 그랬다. 외국인 친구들이 같이 놀러가겠냐고 해 고개를 흔들면서 'O.K'를 표시했지만 혼자만 기숙사에 놔두고 다들 나가버린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몇 번 의사소통에 문제를 겪은 그는 동의한다는 표시로 고개를 흔들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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