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티 순진녀·애어른 캐릭터 인기 왜?

입력 2006-04-26 07: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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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와 영화에서 시골 순진녀 캐릭터와 정신 연령이 낮고 순수한 성인 남자 캐릭터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과 관련, '키덜트(Kidult - 아이 같은 어른을 뜻하는 Kid+Adult의 합성어)'가 우리 대중문화의 핵심 코드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지난 22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와의 인터뷰에서 "KBS 드라마 '황금사과' 여주인공 시골 처녀 경숙(박솔미)과 MBC 월화 미니시리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에 나오는 강원도 오지마을 출신의 순박한 여주인공 김복실(정려원), MBC 주말 연속극 '진짜 진짜 좋아해'에서 청와대 요리사를 꿈꾸는 강원도 산골 처녀 여봉순(유진)의 인기에서 보듯 촌스러운 순진녀 캐릭터가 최근 드라마의 새로운 코드로 자리잡았으며 나이 마흔에도 8세 지능을 가진 노총각(신현준)의 순수함을 그린 '맨발의 기봉이' 등의 영화에서도 동심을 간직한 애어른 캐릭터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예전에는 키덜트 문화가 부정적 현상으로 간주되었지만 이제는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에 저항하는 심리를 반영한 의미 있는 코드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촌티 여성 캐릭터는 지난 2002년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시작해 '내 이름은 김삼순', '장밋빛 인생'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영화 '웰컴 투 동막골'과 '말아톤'이 함께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영화에서도 동심의 남성 어른 캐릭터가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씨는 "키덜트 코드의 유행을 통해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가치들을 찾으려는 시도는 좋지만 지금 드라마에 등장시킨 산골 소녀와 장애인의 이미지는 실제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도회적 시각으로 시골 소녀와 장애인의 미덕을 조장하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하고 현실적인 고민들을 감상적으로 치부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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