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든, 눈덩이든 뭐든지 잡히는 대로 던져라"
'창던지기 기록 도우미'로 한국에 온 핀란드 출신의 에사 우트리아이넨(53) 육상 대표팀 코치가 독특한 '투척 철학'을 제시했다.
핀란드는 창던지기가 유난히 강한 나라다. 1985∼1990년 핀란드 대표팀을 맡았던 우트리아이넨 코치는 1987년 로마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을 만들어낸 주역이다.
지난 2월부터 박재명(태백시청), 정상진(한국체대), 장정연(익산시청) 등 창던지기 대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그는 "한국 선수들이 파워와 체격에서는 세계 수준에 뒤처지지 않는 편인데 던지는 기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다리와 팔로만 던질 뿐 신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미들 섹션(복부와 등)'을 활용할 줄 모른다는 말이다.
우트리아이넨 코치는 핀란드가 투창에 강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선수들이 어린 시절부터 돌멩이와 눈덩이를 던지며 논다. 그렇게 뛰놀 만한 자연 환경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릴 때부터 던지는 습관이 길러져야 기술이 몸에 밴다"고 말했다.
몸에 있는 모든 근육을 전부 활용해서 던져야 세계적인 투척 선수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 선수들의 성격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했다.
그는 "선수들이 지도자를 믿고 따르는 건 좋은 면이다. 하지만 경기에 나가게 되면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혼자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우트리아이넨 코치는 한국의 남자 대표 선수들이 90m, 여자 선수들이 65m 벽을 깰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 정도 기록을 내면 올림픽 메달권도 바라볼 수 있다.
현재 한국기록은 남자부가 83m99, 여자부가 60m92다.
창던지기는 한국 육상의 대표적인 전략 종목이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적도 있고 올림픽 결선에도 오를 만한 수준이다.
우트리아이넨 코치는 "태릉선수촌에 전용 훈련장이 없는 게 아쉽다. 또 한국의 육상 경기장에 관중이 거의 없는 게 안타깝다"고도 했다.
그는 체조경기장에 네트를 치고 창 앞에 볼을 달아 네트에다 꽂는 방식으로 실내훈련을 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들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놀랄 정도라고 한다.
단거리의 미야카와 치아기(일본) 코치, 경보의 보단 브라코우스키(폴란드) 코치와 함께 육상 외국인 코치 3인방이 된 우트리아이넨 코치가 아시아 정상 정복에 이어 세계의 벽을 넘게 할 기록 도우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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