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에 있는 솔로몬군도에서 새로 선출된 신임 총리 당선자에 반대하는 주민 폭동이 발생, 수도인 호니아라에서 약탈과 방화 등 무법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와 뉴질랜드는 19일 질서 회복과 주민 보호 등을 위해 군과 경찰 병력을 긴급 투입하는 등 사태 악화를 막으려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호주와 뉴질랜드 언론들이 20일 전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2천여명의 군중이 약탈과 방화를 일삼고 있는 호니아라에 180여명의 군과 경찰 병력을 긴급 투입시키기로 결정한 뒤 호주군 병력 중에 사상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솔로몬군도의 폭동은 지난 18일 실시된 총선에서 스나이더 리니(46)가 신임총리에 당선됐다는 발표가 있은 직후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시위로부터 시작됐다.
진압 경찰에 돌을 던지던 시위 군중은 곧 차이나타운을 습격해 상가 건물을 부수고 물건을 약탈하고 불을 지르는 등 인구 5만 정도의 호니아라를 순식간에 무법천지로 만들어버렸다.
19일에는 야간 통행금지가 발표됐으나 주민들은 의사당으로 쳐들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폭동이 가라앉을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폭동 군중은 리니 총리 당선자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고, 리니 총리 당선자는 취임식도 무기한 연기시킨 채 호주군의 보호를 받으며 피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니 당선자가 타도 대상이 된데는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꿈틀거리고 있던 반(反)호주 감정과 맞닿아 있다는 게 정치 분석가들의 지적이다.
차이나타운이 약탈과 방화의 공격을 받고 중국계 주민들이 피신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들이 선거에서 리니 총리 당선자에게 돈을 대 선거를 조작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이 설명이다.
솔로몬 의회의 피터 케닐로레아 의장은 시위 군중에 호주 경찰들이 최루탄을 쏘는 등 과잉 대응을 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고, 리니 총리 당선자의 반대파들은 중국계 주민들의 돈이 리니 측으로 흘러들어가 정치인들을 매수하는 데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시위 군중은 총독을 자택으로 찾아가 리니 총리 당선자를 사퇴시키도록 촉구하기도 했으나 총독은 리니 총리 당선자의 사퇴는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니 총리 당선자는 주민들에게 일단 평정을 되찾을 것을 촉구하면서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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