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또 말썽이다. 안보정책수석실 김모 행정관이 지난 15일 새벽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홍보수석실 장모 행정관은 그보다 하루 전 술집에서 주먹을 휘둘렀다. 이병완 비서실장이 해이해진 청와대 기강을 잡겠다고 공언한 지 불과 보름 만에 터진 일이다. 올 들어 벌써 몇 번째 청와대 직원들의 범죄인가. 바람 잘 날 없는 청와대 비서실을 보면 대통령 주변이 풀어져도 보통 풀어진 게 아니다.
이 실장이 지난달 31일 전체 비서관회의를 소집해 "앞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 일벌백계하겠다"고 한 지시가 먹혀들지 않을 정도라면 근본적으로 조직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잇단 사건'사고는 청와대에 대거 입성한 386참모 간 코드 온정주의가 조직문화를 장악하고 있는 데서 비롯하고 있다고 본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을 다룬 기밀문서 유출, 여직원과 부적절한 교제로 발생한 아내 살해, 골프 금지령 속 대기업 간부와 주말골프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처리했어야 옳았다.
청와대가 그러한 물의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않고 오히려 '개인 사생활 문제' '직무와 무관' 운운하며 당사자를 두둔했기 때문에 기강이 엉망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386참모들이 집권 초기에 보여주던 열정과 순수성을 많이 잃었다"는 비판을 하고 있는 참이다. 이번에 김모 행정관이 교통사고 후 음주 측정까지 거부한 걸 보면 비서실 직원들이 권력에 취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와대 직원들은 자신의 기강 해이가 국민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을 모르는 것 같다. 최고 권부의 기강 해이는 국정 실책을 낳을 수 있고, 국정의 권위를 무너뜨린다는 기본적인 공직관조차 서 있지 않다. 집안단속도 못하는 청와대의 임기 말 레임덕이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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