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신고 기숙사 113호. 올해 1학년이 된 김이현, 이예원, 김명진, 김한솔 양 등 16세 동갑내기들의 보금자리다. 입학 전 1주일 동안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친해져 같은 방 식구가 됐다. 1층 동편에 모인 여학생 방은 복도를 중심으로 남학생 방과 분리돼 있다.
"이층 침대에서 일어날 때마다 머리를 부딪혔어요." "엄마 잔소리 안 들어서 좋아요." 재잘대는 여고생들의 표정이 명랑하기만하다. 특히 기숙사에서 야식을 제공하는 오후 9시30분부터는 마땅한 간식거리를 구하기 힘든 기숙사 여학생들이 하루의 피로를 푸는 '골든타임'이다.
모두 기숙사가 있어 영신고로 왔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공부에 대한 열의가 높았다. 코앞에 다가온 중간고사 준비를 위해 오전 2시까지 학습실에 남아있을 정도. 주말도 쪼개 쓴다. 예원 양은 "토요일과 일요일 집에 가서 영어, 수학 4시간씩 과외를 받는다."고 말했다. 한솔 양은 "인터넷 전용선이 깔린 학습실에서 동영상 강의를 듣기 위해 노트북까지 구입했다."고 말했다.
엄격하면서도 다정한 언니인 사감 윤정숙 씨는 "다들 고구마나 감자, 피자, 컵라면을 좋아하는 보통의 10대 여고생들이지만 남학생들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한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오후 4시 30분이면 꼬박꼬박 수업을 마치던 몇 달 전 중학교 때와는 전혀 다른 생활.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이현 양이 나지막이 답했다. "매를 좀 맞더라도 원하는 대학 가는 게 더 낫지 않나요."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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