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대구 동구청장 후보공천 과정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그동안 '후보자 공모-심사 없는 추가공모-면접심사 뒤 추가공모-추가공모 없는 심사' 등으로 오락가락해, 공천심사위원들이 엄정한 판단 없이 주변 환경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공천신청자와 추가공모자로 거론되는 인물 등이 모두 정치적 상처만 입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파행의 발단은 지난달 24일 공천을 신청했던 이훈 동구청장의 불출마 선언에서 시작됐다. 이 구청장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동구에 지역구를 둔 유승민·주성영 두 국회의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기존 공천신청자 4명을 제쳐두고 '후보자 추가공모'를 공천심사위에 공식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두 국회의원이 애초부터 '점찍어 놓은' 후보가 있었고, 한동수 전 대구지하철건설본부장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었다. 한 본부장은 이후 공직에서 사퇴한 뒤 동구지역으로 이사를 하고 선거사무실 물색에 나섰다.
공천심사위는 동구지역 두 국회의원의 추가공모 요청을 받은 뒤 기존 공천신청자 5명에 대한 면접심사를 보고 곧바로 '적격자 없음' 판단을 내렸으며, 추가공모 요청을 받아들였다.
공천심사위 판단에 '상처'를 입은 기존 공천신청자 상당수는 지난 12일 중앙당에 '이의신청서'를 냈고, 한나라당 대구시당 부위원장 20여 명도 '추가공모 재고'를 요청하는 연대서명을 공천심사위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공천심사위는 또다시 기존 결정을 번복하고 최근 기존 공천신청자에 대한 재심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17일 "지역정가 안팎에선 공천심사위원들이 기준이나 원칙을 갖고 있느냐? 국회의원들에게 휘둘리고, 당직자들에게 휘둘릴 바에야 뭣하러 심사위원직을 맡았는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