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ODA자금 유용사건 확산

입력 2006-04-14 11:42:15

베트남의 공적지원자금(ODA) 유용사건이 5일 앞으로 다가온 제10차 공산당 전당대회는 물론 최고지도자의 위상까지 흔들고 있다.

'PMU18 프로젝트 횡령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일본의 ODA자금을 받아 도로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교통부의 간부들이 이를 유용 또는 횡령하면서 권력층 전반에 뇌물을 뿌린 것이다.

이 사건은 제10차 전당대회를 직전에 두고 불거진 데다 많은 고위직이 이 사건과 연계된 것으로 보여 전당대회의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18일부터 시작될 전당대회에서 연임이 유력시돼 온 농 득 마잉 공산당 서기장까지도 이 프로젝트에 근무하고있는 사위의 관련설이 나돌아 막판 위기를 맞고 있다.

PMU18 프로젝트 1구역에서 아직도 일을 하고 있는 서기장의 사위 당 황 하이는 이러한 소문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14일 당 대회에 앞서 주요 지도자 후보군에 대해 마지막 점검을 할 중앙집행위에서 마잉 서기장의 입지가 이전만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사건은 당초 PMU18 프로젝트를 맡아 온 부이 띠엔 중 사장이 축구 도박 등으로 수백만 달러를 날림으로써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들 관계자와 고리를 맺은 응웬 비엣 띠엔 차관이 구속되고 공산당 정치국원이면서 실세로 꼽히던 다오 딩 빙 교통부장관이 해임당하기까지 했다.

중 사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ODA자금으로 138대의 고급 승용차를 사들여 유력인사들에게 무료로 주어 사용하게 한 것이 발견됐고 수천만 달러가 유용된 것도 확인돼 베트남 정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13일에는 응웬 반 람 총리실 차관이 연루돼 조사를 받기 시작했고 공안부 차관의 아들과 하노이시 간부에게도 이 차량이 제공된 사실이 밝혀져 조사가 권력기관전체로 번져가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의 집행위원 후보 명단에 올랐던 까오 응옥 와잉 수사국 국장이 처음으로 후보 리스트를 포기하자 많은 인사들이 집행위원 출마를 포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심지어는 최고 지도자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쳐 의외의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현지의 탱니엔 신문은 해임당한 다오 딩 빙 교통부장관이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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