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출신 이주민들 "우린 코시안 아닌 코리안"

입력 2006-04-14 10:10:23

미식축구 슈퍼스타 하인즈 워드의 방문과 함께 혼혈인 차별금지 논의가 공론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결혼 등을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동남아 출신과 이들 가정들이 '코시안' '온누리안' 등의 용어에 대해 사용철폐 운동에 나섰다.

'우리는 하나'를 주제로 동남아 출신 결혼 이주민 등이 주축 회원인 인터넷 다음 카페 '한국 베트남 가족모임'(cafe.daum.net/hvfamily) 등 온라인 상에서는 코시안(코리안+아시안), 온누리안(세계를 뜻하는 '온누리'에 사람을 뜻하는 영어 어미 'ian'을 합친 것) 사용반대 서명운동이 한창 진행중이다. 온누리안의 경우 전라북도교육청이 전국공모를 통해 사용키로 한 용어다.

사이트 게시판에는 "코시안이든 온누리안이든 토착민과 구분하려는 용어 사용 자체를 반대한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백인인 미국인이나 유럽인, 혹은 그들과 결혼한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런 명칭이 없는데도 동남아 계열 여성과 결혼한 가정에 대해서만 특별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많은 네티즌들은 "한국인과 결혼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며 국적을 취득하고, 2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분명한 코리안인데도 코시안 등으로 부르는 것은 처음부터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베 가족모임' 카페 관계자는 "서명운동 1주일 만에 수백 명이 넘는 네티즌과 결혼이주민들이 서명했으며 대다수 동남아 출신들이 이 운동에 동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결혼 가정으로 전북교육청에 '온누리안' 명칭 사용중단을 공식 촉구한 네티즌 김재철 씨는 "한국인이면 그냥 한국인일 뿐 다른 구별은 무조건 차별"이라며 "특히 국제결혼 2세들에게 특별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아동학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온누리안 자녀들이 당당하게 자랄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려는 차원에서 전국 공모를 통해 붙인 이름"이라고 해명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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