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장 선거구도 '윤곽'…열기 달아오른다

입력 2006-04-14 10:20:31

박승호 전 경상북도 공무원연수원장이 13일 경선을 통해 한나라당 포항시장 후보로 확정되면서 포항의 5·31 지방선거 열기가 더욱 달아오르게 됐다.

이미 본선 경쟁에 돌입한 열린우리당 황기석, 민주노동당 김병일, 무소속 김대성 예비후보 외에 그 동안 한나라당 상대를 고르고 있던 박기환 전 포항시장의 가세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박기환 씨는 이날 "부활주일(16일)을 지낸 뒤 명확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지만 일부 무소속 시의원 예비후보들이 박 씨를 정점으로 무소속 연대를 추진 중인 점을 감안하면 포항시장 선거는 5파전 구도로 짜질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 박 예비후보는 '본선보다 더 힘든 예선'을 통해 버거운 경쟁자들을 물리친 만큼 기존 개인조직력 외에 당력과 바람까지 등에 업고 막강파워를 발휘할 준비를 마쳤다. 또 그 동안 지역활동을 자제하고 있던 이상득, 이병석 두 국회의원이 이달 말쯤부터 본격적인 운동에 나서면 한나라당 지지세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난 2년여 동안 함께 경쟁했던 공원식 씨를 비롯해 김순견, 허명환 씨 등 탈락한 인사들이 박 씨 득표전에 나설줄 지와 특히 지역에서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포철공고 출신들이 동문의 낙선에도 불구하고 힘을 모아 줄 것인지가 중요 변수다. 공천 경쟁이 워낙 치열했던 탓에 "공천에서 낙마하면 차라리 뒤로 물러나 앉지 경쟁자를 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도 있었던 터여서 공천후유증 치유가 한나라당의 박 예비후보의 급선무다.

열린우리당 황 예비후보는 스스로의 말처럼 '박기환 대타(代打)'로 당선보다는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무게를 두고 득표전을 벌이고 있다. 황 씨는 여당 후보로서 당 이미지를 지키고 '작지만 강한' 당원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역할을 자임했다. 지역에서는 황 씨의 득표력은 '박기환 없는' 열린우리당의 순수 정당 지지 정도를 볼 수 있는 가늠대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공단근로자들의 세결집 여부에 지방선거 성적이 달렸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민노당은 김병일 시장 후보 외에 도의원 후보 1명과 6명의 시의원 후보 등 8명의 지역구 후보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게릴라식 패키지 운동을 벌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병일 후보는 요즘 노동조합 행사와 공단 출근길 인사에 전력하고 있다.

김대성 씨는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서 탈락하고 일찌감치 무소속으로 길을 잡았으나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데 애를 먹고 있다. 정치신인인데다 출발도 늦었던 한계 극복이 1차 과제다.

박기환 씨는 그야말로 변수다. 그의 출마 여부에 따라 포항시장 선거의 의미가 달라진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박 씨가 출마하지 않으면 적어도 이번 포항시장 선거는 한나라당의 단독 질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노동당의 득표력은 분명한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박승호 씨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13일 밤부터 박기환 씨는 본격적인 작전 구상에 돌입했다는게 정설이다. 그는 "당선 가능성과 자기확신 정도에 따라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지 상대를 골라가며 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주변에서는 "18일쯤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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