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10일 대규모 시위를 유발한 새 노동법내 최초고용계약(CPE) 조항을 폐기하고 실업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다른 조항들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 즉시 학생.노동계가 환영하고 나서 2개월 이상 지속된 시위.파업 사태가사실상 끝나게 됐다.
엘리제궁은 성명에서 "대통령이 기회균등법에 포함된 8조(CPE 조항)를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CPE는 고용주가 26세 미만 청년을 고용한뒤 첫 2년간은 사유 설명없이 해고할 수 있게 허용함으로 노동시장 유연화를 도모한 정책이었다.
성명은 대통령의 결정은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지도부로부터 의견을 청취한뒤 빌팽 총리의 제안을 기초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UMP가 이날 의회에 제출한 CPE 대체 법조항들은 새로운 조치를 시행하기보다는기존의 고용 제도들을 보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년 근로자를 고용하는 업체에 대한 정부 지원 증가, 레스토랑, 호텔 등 일자리가 많은 분야의 인턴제 증가 조치 등이 대표적이다.
엘리제궁의 발표 뒤 빌팽 총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새 고용조치에 대한 대중의이해 부족에 유감을 나타내며 CPE 철회를 확인했다.
CPE 입법을 주도한 빌팽 총리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그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책 역량 검증 차원에서 CPE를 의욕적으로 밀어붙였었다.
그는 자신의 거취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날 저녁 8시 TV를 통해 추가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CPE 철회 발표 뒤 학생들과 노동계는 시위대의 승리라고 규정하며 환영을 나타냈다.
FO 노조의 장-클로드 마이이 위원장은 "CPE는 사장됐다. 우리의 목표가 달성됐다"고 밝혔다.
최대 학생조직 UNEF 위원장인 브뤼노 쥘리아르도 승리를 주장했지만 의회에서 C PE가 폐기될 때까지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UNEF와 다른 학생조직 FIDL은 예정대로 1 1일 시위를 벌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빌팽 총리는 20%가 넘는 고질적인 청년실업 해소가 시급하다며 정상적인 토론과합의 과정을 축약한 채 CPE를 밀어붙였지만 고용 불안정과 차별에 반발한 노동계와 학생들과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자 빌팽 총리와 시라크 대통령은 문제가 된 CPE의 일부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물러섰으나 학생.노동계는 CPE를 아예 철폐하라고 요구해 왔다.
학생.노동계는 지난 2월 초부터 시위와 파업을 전개해 두 차례에 걸쳐 100만명이상의 군중을 동원했다. 다수의 시위에서 폭력 사태가 빚어졌고 많은 대학교와 고등학교가 봉쇄돼 수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초래됐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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