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9일 2003년 외환은행 매각에 참여한 실무자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해 외환은행 헐값매각 시비에 대한 의혹이 풀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외환은행 전 모 전상무가 매각과 관련한 의혹을 상당부분 풀어줄 열쇠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2003년 경영전략본부장으로서 외환은행 매각 실무작업반(TF)을 이끈 전 전상무가 입을 열면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혹의 진위가 상당부분 가려질 것 가능성이 높다는 것.
당장 전 전상무의 고교 선배인 이강원 전행장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외환은행내 S고 3인방으로 알려진 전 전상무와 고교.대학 동창이면서 입행동기이기도한 엘리어트홀딩스 박 모 대표, 이 전행장 등이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헐값매각 논란의 핵심인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조작 여부는 물론 다른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 전행장은 당시 전 전상무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대부분 중요 업무를 맡긴 사이로 알려졌다"며 "그러나 자신이 행장에서 물러나게 될것을 미리 알고도 전 전상무가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해 둘 사이 소원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TF에 관계했던 사람들은 전 전상무가 금융감독원에 보내진 팩스와 관련한의혹의 실마리도 풀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모 차장(고인)은 물론 팀장급도 금감원에 TF 업무를 보고할 위치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전 전상무가 팩스 발송자나 지시자를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TF 한 관계자는 "전 전상무(당시 부장)는 의문의 팩스를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전 전상무는 지난 2002년 미래전략추진실장 시절 서울은행 인수 추진 업무를 총괄해 2003년 외환은행 매각은 물론 2002년 서울은행 인수시도 때 김재록씨의 개입여부도 확인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내에서는 이 전행장이 김재록씨를 외환은행 사람들한테 인사시켰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전행장은 인베스투스에 자문료 1억1천만원을 제공한 데 대해 "당시 인베스투스글로벌 사장과 직접 계약하고 정식으로 지급했으며, 계약 때는 물론 자문을 받을때도 김씨를 따로 만난 적은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이 전행장, 이달용 전부행장과 함께 지난 2003년 7월15일 '10인 비밀회의'에도 참석한 전 전상무는 지난해 5월 리처드 웨커 행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퇴사했으나 은행과 관련된 내부사정을 많이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팩스외에 이사회 전에 열리는 비공개 간담회때 있었던 매각과정 논의내용도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 전상무의 증언에 이어 이 전행장이나 이 전부행장 등이 입을 열면 외환은행매각 과정에 당국의 부당한 간여 여부도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인 비밀 회의 때 김석동 당시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현 재정경제부차관보)가 말한 '도장값'의 성격에 대한 의혹도 규명될 가능성이 있다.
김 차관보는 도장값 발언에 대해 "애초 인수가격보다 좀더 높은 가격"이라고 해명했으나,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등 야당에서는 "리베이트를 의미한 것이 명백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전 전상무와 함께 딜러출신으로 초고속 승진을 한 박 대표도 매각 자문사를 맡았던 만큼 깊숙한 부분에 대해 털어놓을 가능성이 있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박 대표는 독일 코메르츠로방크부터 자본을 유치하는 데상당한 역할을 해 퇴사후 외환은행 매각 자문을 맡게 된 것으로 안다"며 "당시 박대표가 가장 많은 실리를 챙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종횡무진했던 만큼 매각관련내막을 소상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외환은행에 재직할 때 자본시장부 차장과 M&A 팀장을 거쳤고 1998년 외환은행이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자본을 유치할 때 실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다.
그는 지난 1999년 12월 은행을 나와 벤처캐피탈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이후 컨설팅업체를 경영해 왔으며 외환은행 기업 고객들의 인수합병 등과 관련해 외환은행에 자문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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