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국회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으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통한 흥행으로 톡톡하게 재미를 본 열린우리당은 오 전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이제 수세에 몰리게 됐고, 강 전 장관 카드에 잔뜩 주눅이 들었던 한나라당은 언제 그랬냐는 듯 득의 만면한 분위기를 보이는 등 서울시장 선거가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오 전 의원은 9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 한사람, 또 한나라당 당원으로서 언제까지나 뒤로 물러설 수만은 없다는 책임감에서 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기로 했다."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또 당내 경선과 관련해 "본선과 달리 당내 경선은 대면 접촉이 중요하다."며 당초 23일로 잡혔던 경선일을 25일로 늦춰줄 것을 요청했다. 자신의 출마가 단순히 '경선 흥행'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강금실 카드'의 대항마로 거론되던 오 전 의원의 출마 선언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대세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내심 선거판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은 특히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한 오 전 의원이 자신의 입장을 번복한 데 대해 공세를 펼쳤다. 우상호 대변인은 "정치는 떠날 때의 명분도 중요하지만 다시 복귀할 때의 명분도 중요하다. 서울시장에 나오려고 하는 근거가 어떤 것인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오세훈 카드'로 기세가 오를 대로 올랐다. 강금실 카드로 맥을 못 췄지만 히든카드로 오 전 의원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흥행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일찌감치 경선 출마를 선언해 체력을 소진해 버린 맹형규 전 의원, 홍준표 의원 등 당내 경선 주자들도 겉으로는 전의를 불태우는 계기가 됐다.
맹, 홍 후보측은 "오 전 의원 출마로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에 대한 대항마로 오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게 된 만큼 한나라당 기존 후보들로서는 자신들이 역으로 들러리를 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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