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이야기

입력 2006-04-10 10:19:03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면 꽃이 진다. 꽃이 지는 아침은 괜히 슬퍼진다.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조지훈은 낙화(落花)를 보면서 이별을 떠올렸다.

러나 성숙은 또한 헤어짐을 통해서만 가능한 법.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이형기 落花 중)' 공산댐 입구에 폭발하듯 핀 벚꽃도 다 졌겠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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