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은 '북상중'…10여곳 재개발 바람

입력 2006-04-10 10:33:23

대구역 맞은편 교동시장 일대는 수차례나 재개발 움직임이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을 정도로 오랫동안 개발에서 소외돼 왔다. 그러나 최근 이 일대를 재개발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의 한 업체가 1만여 평의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지어 개발하겠다고 나선 것. 현재 이 업체는 도시계획상의 문제와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 여부 등 사업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도심 낙후 지역으로 꼽히던 대구역 철로 주변과 북구 칠성동, 고성동 일대에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역을 중심으로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추진 중이거나 예정인 부지가 10여 곳에 이르는 것. 여기에 인근에 위치한 수창공원 터가 중심상업지역으로 개발될 예정인데다 시민야구장의 이전까지 가시화, '도심의 북진(北進)'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건설 업체는 북구 고성동 시민야구장 서편에 아파트 건설을 위한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대구시에 신청했다. 8천770평의 부지에 539가구가 들어서는 25층 아파트 4개 동을 짓겠다는 것. 오래된 주택과 영세 업체들이 즐비했던 이 지역이 아파트 촌으로 변모하는 셈. 북구 칠성동 경명여고 인근의 새동네 아파트 부지와 삼성홈플러스 건너편, 남침산 네거리~신세계 이마트 칠성점 건너편 부지에도 시행사들이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을 위해 토지 매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 지역엔 이미 사업계획승인신청을 접수 시킨 상태다.

특히 시민운동장이 이전하게 되면 야구장부지 2천300평과 고성지구 2만8천 평, 칠성지구 2만4천 평, 광명지구 1만800평 등 이 일대 6만5천여 평의 경관이 확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달에는 대구 중구 수창공원 부지가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돼 공원부지 1만1171평 가운데 7천558평에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이 가능하게 됐다. 아울러 중구 태평로 2가 시민회관 인근에 있는 건영아파트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시의 도심의 주거환경 정비 계획이 가시화됨에 따라 개발 러시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시가 5월말 쯤 확정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북구 칠성동 대구역 북편 일대가 주거환경 개선사업 지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북구청 관계자는 "대구역 철로변 인근 지역은 오랫동안 도심 속 낙후 지역으로 악명 높았다"며 "개발이 시작되면 고밀도의 주택이 들어서고 주거 환경이 훨씬 개선돼 정주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일대의 무분별한 개발 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단위 사업의 개발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공공시설이나 학교, 교통 기반 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여서 난개발에 따른 적잖은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는 것. 홍경구 대구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무조건적인 개발로는 도심 지역 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용적률과 층수 등을 제한하는 등 도시 경관과 주민 편익을 위한 전체적인 개발 구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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