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종합대책 후속조치인 3.30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조치는 6억 원 초과 고가 아파트를 구입할 때 기존의 담보비율(LTV: 은행·보험 40%, 저축은행 60%)에다가, 총소득에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과 기타부채 이자상환액을 나눈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 이내가 되도록 요건을 강화했을 뿐이다.
따라서 6억 원 이하 집장만을 목표로 하는 서민들은 전혀 달라지는 것이 없다. 오히려 이번 조치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안정된다면 내집마련이 절실한 대다수 실수요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나의 주택구입 능력은=대출을 끼지 않고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대책을 공언하고 있는 마당에 무리한 대출로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는 주택을 구입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주택구입능력지수는 소득 이외에도 신용, 담보대출 능력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지수 산출은 연간 잉여소득을 시중금리로 나누어 산출해 볼 수 있다. 예를들어 연봉 5천만 원인 직장인 김봉철(가명) 씨가 매월 생활비와 교육비, 각종 공과금, 보험료 등으로 지출하고 남는 잉여 소득이 80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연간 잉여소득은 960만 원이 된다. 이것을 평균적 주택담보대출 금리 6%로 나누어 보면 1억6천만 원이 나온다.
김씨가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최대액이 1억6천만 원인 셈이다. 여기에다 금리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자와 함께 원금도 분할상환할 계획이라면 적정한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더 줄어든다.
대구은행 제갈상규 홍보부장은 "주택구입은 '절대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에 맞출 것'을 전제로 시장상황과 경기흐름을 냉철하고 종합적으로 읽어낼 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 몸에 맞는 주택관련 대출은=본인과 배우자를 합쳐 연소득 2천만 원 이하인 경우는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대출'을, 부부 합산 연소득이 3천만 원 이하이면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두 가지 대출은 이자분에 대해 연말소득공제 혜택이 있어 연 1% 포인트의 대출금리 절감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은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가격 3억 원 이하의 주택을 처음으로 구입하는 무주택 세대주가 최고 1억5천만 원(중도금 1억 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금리는 연소득 2천만 원 이하는 연 5.2%(단 1억 원 초과분은 5.7%), 3자녀 이상 가정은 전액 연 4.7%, 연소득 3천만 원 이하는 연 5.7%(3자녀 이상 연 5.2%)이다. 대출상환 기간 및 방법은 1년거치 19년 또는 3년거치 17년 원리금 분할상환을 선택할 수 있다.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대출도 대상 주택 규모와 가격, 대출상환 기간 및 방법은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과 같다. 대출한도는 1억 원(3자녀 이상 가정 1억5천만 원)으로 금리는 연 5.2%(3자녀 이상 가정은 4.7%)이다.
이밖에도 은행 주택담보대출 및 장기모기지론과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자신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고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급여통장개설(외환은행 -0.4%포인트, 국민·신한 -0.2%포인트, 우리·하나 -0.1%포인트), 각종 공과금 자동이체 등록(신한 최고 -0.4%포인트), 세자녀 이상 고객(국민 -0.5%포인트) 등 대출은행들은 다양한 금리우대 항목들을 제시하고 최고 0.5%포인트의 금리 할인을 해주고 있다. 영업점장의 권한으로도 최고 0.5% 포인트의 금리를 깎아줄 수 있다. 창구 협상능력에 따라 짭짤한 부수입이 추가되는 셈이다.
◆고가 주택은 장기대출로=총부채상환비율(DTI) 기준에 따르면 연간 원리금 상환금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돼 있다. 그러나 원리금 상환금액은 대출기간이 짧을수록 커지고, 대출기간이 길면 줄어든다. 따라서 대구 수성구 태왕아너스와 대림e편한세상, 코오롱하늘채 수, 유림 노르웨이숲 등 시세나 분양가가 6억 원을 넘는 대형 평형을 구입하려면 대출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이 대출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연소득 5천만 원 직장인(다른 부채 없다고 가정)이 시가 6억 원짜리 아파트를 연 5% 이자에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대출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3년 만기 대출을 받을 때는 최고액이 5천300만 원에 불과하지만 대출만기를 15년으로 하면 2억1천만 원을, 30년으로 늘리면 3억1천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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