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군소정당 후보들은 서럽다. 언론이나 유권자들이 인지도가 높거나 전국 정당의 후보에만 관심을 보이기 때문. 그렇다고 낙담하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현실적인 악조건에서도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으로 유권자들을 만난다.
5·31 대구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강 구도 조짐이 벌써부터 보이지만 군소정당 후보들은 자신만의 비전과 공약을 제시하며 유권자를 설득시킨다. 후보들은 "단 한 명의 유권자를 만나더라도 진심으로 만나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고 말한다. 군소정당 후보들은 또 언론에서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민주노동당 이연재 예비후보=주요 지지 기반인 기업 노조, 각종 사회단체,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4월 들어 민노당 광역 및 기초의원 후보자들 사무실도 자주 찾는다. 특히 시민단체, 관련 전문가들과 대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정책 토론을 갖고 있다.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을 빼놓지 않았다. 이 예비후보는 "대구는 대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한나라당 대구시장 공천신청자들은 단지 보약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의 미래를 위해 종합적인 비전을 가지고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시민들 반응은 좋다고 했다. 만나는 시민들은 "열심히 하라."는 덕담을 빼놓지 않는다는 것. 경제단체와 각종 연구소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내수 경기가 살아야 대구 경기도 좋아지는 만큼 기업체 사장들에게 비정규직 문제에서 전향적인 입장을 취해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국민중심당 박승국 예비후보=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기초단체장 영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신국환 당 공동대표와 함께 모 구청장을 만나기도 했다. 서구, 남구, 북구 등지에는 기초단체장 후보를 낼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에서 후보를 확정하면 능력있는 많은 탈락자들이 입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대구는 정치적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 이상 수구꼴통이라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실제 만나는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이 지금까지 대구에 해 준 것이 뭐 있느냐?'는 말을 곧잘 한다."며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박 예비후보는 "시민들이 국민중심당을 너무 모른다."며 신생정당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때문에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무소속 백승홍 예비후보=주로 오전에는 전문가들과 함께 정책 개발에 열중하고 오후에는 유권자들을 만난다. 대구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재래시장 상인, 장애인, 실업자, 노숙자 등 소외계층 시민들을 주로 만난다.
백 예비후보는 "한나라당에 대한 '묻지마 투표' 행위가 나타날지 걱정된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면서 무소속의 장점을 자랑한다. "11년 전 문희갑 시장이 무소속으로 당선돼 EXCO, 월드컵경기장 건설 등 많은 일을 했다. 또 무소속 시장이 나오면 대구를 무주공산으로 생각한 여야가 경쟁적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혁명하는 자세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나라 망친 열린우리당, 대구 망친 한나라당으로는 더 이상 비전이 없다."고 단언했다.
백 예비후보는 "여타 후보들과 비교해 배짱이 가장 좋다고 자부한다."며 "대구시장에는 나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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