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영화가는 대표적인 비수기. 개봉관을 구하지 못한 작은 영화들이 집중적으로 간판을 내거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개봉작이 40여 편에 이르러 치열한 관객 몰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유는 5월 초대형 외화 흥행 기대작 개봉과 6월 월드컵 때문.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심각한 타격을 입었던 영화계는 월드컵 대비에 여념이 없다. 한국에서 개최돼 극장가에서도 황금시간대 주요 경기가 열렸던 2002년과 달리 올해는 밤이나 새벽에 주로 경기가 열리지만 국민의 관심이 온통 월드컵에만 쏠리는 현상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영화진흥회 집계에 따르면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6월에는 전국 관객 632만 8천198명이 들어 913만 8천893명이 찾았던 5월에 비해 급감했다. 전년도 6월 733만 5천412명에 비해서도 상당히 줄어든 수치. 2003년 6월에는 1천46만 1천425명으로 두 배가까이 늘었다.
더욱이 올해는 5월에 전세계적으로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3'(5월3 일 개봉 예정)과 '다빈치 코드'(5월19일 개봉)가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이중악재' 때문에 웬만한 영화들이 5월과 6월을 피하려다 보니 4월에 개봉작이 몰리는 것. 소규모 외화는 물론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춘 한국 영화도 개봉시기를 이에 맞춰 조절하고 있다. 4월 '연리지' '맨발의 기봉이' '도마뱀' '사생결단'이 개봉되는 것에 비해 5월부터는 개봉작은 그야말로 가뭄에 콩나듯 드물다. '호로비치를 위하여' '형사 공필두' '국경의 남쪽' 정도. 6월에는 고소영 주연의 공포영화 '아파트'와 봉준호 감독의 '괴물' 이외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작품이 없다. '괴물'도 월드컵이 끝나갈 무렵인 6월 말 개봉 예정이다. 월드컵 기간에 맞붙고 싶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피력했던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 는 후반작업 등의 이유로 7월 중순 이후 개봉될 예정이다. 국내 최대 영화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002년 당시 '뜨거운' 맛을본 까닭에 월드컵을 피하기 위해 6월에는 작은 규모의 외화 몇 편을 제외하고는 거의 개봉하지 않는다"고 영화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비해 영화관들은 월드컵 열기를 극장에까지 이어지게 하기 위한 이벤트 마련에 고심중이다.
CGV는 퓨마·SBS와 함께 월드컵 기간에 CGV 전 상영관에서 6월13·19·24일 열리는 한국 대표팀 조별 리그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CGV 마케팅팀 이상준 팀장은 "HD고화질 영상과 초대형 스크린으로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해 축구 팬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일 것"이라 말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앉은 자리에서 대형 화면으로 축구를 즐기게 하는 원-스톱 코스를 만들겠다는 것. 메가박스는 이달 30일까지 한국전을 관람할 수 있는 독일행 티켓 이벤트를 진행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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