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前 라이베리아 대통령 UN 전범재판서 혐의 부인

입력 2006-04-04 10:12:29

전범 혐의를 받고 있는 찰스 테일러(58) 라이베리아 전 대통령이 3일 시에라리온에 설치된 유엔전범재판소에 출두,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달 29일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에 소재한 유엔전범재판소에 압송된 테일러는 이날 검은 색 계통의 정장 차림에 빨간색 넥타이를 맨 채 경찰에 이끌려 법정에 출두했다고 BBC 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유엔 병력이 재판소를 삼엄하게 경비하는 가운데 법정에 나온 테일러는 "이 재판소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시에라리온에 설치된 유엔재판소가 자신을 재판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곧바로 전범, 성폭행 등 자신의 혐의에 대해 "내가 그같은 행위를 이웃 나라인 시에라리온에서 저지르지 않았으며 저지를 수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앞서 검찰 측은 살인, 성폭행 및 소년병 모집 등 모두 11가지에 이르는 테일러의 전범, 반인륜적 범죄 행위에 대해 낭독했다. 검찰 측은 당초 17가지에 이르는 테일러의 혐의를 최근 11가지로 압축, 재정리한바 있다.

테일러는 라이베리아 대통령 등으로 재직하면서 지난 1991년부터 2002년 사이에 시에라리온의 반군 혁명연합전선(RUF)을 지원, RUF에 의해 저질러진 주민들의 신체절단 등 각종 만행을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테일러 측은 유엔전범재판소가 그를 기소할 당시인 2003년은 대통령 재임기간이었던 만큼 형사소추에서 제외되는 데다 시에라리온에 설치된 재판소가 그에 대한 재판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시에라리온 유엔전범재판소는 테일러에 대한 재판을 네덜란드 헤이그에 설치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주관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어 향후 그에 대한 재판이 헤이그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라이베리아 엘렌 존슨 설리프 대통령은 테일러가 시에라리온에서 계속 재판을 받을 경우 그의 추종자들이 무장봉기 등을 자행, 지역 안정을 침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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