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에서 영국이 빠져나가자 중국이 수십억달러의 원조를 쏟아부으며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영국은 최근 통가의 수도 누쿠알로파의 고등판무관실(총독부 격)에서 유니언 잭하기식을 마지막으로 거행함으로써 지난 1830년대부터 계속돼온 남태평양 지배권에 종언을 고했다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영국은 그동안 자신의 식민지였던 길버트 제도(현 키리바티 공화국)에서 고등판무관실을 철수시킨데 이어 바누아투에 대해서도 독립을 허용했다.
지난 1770년 쿡 선장의 남태평양 탐험과 함께 이 지역을 장악했던 영국이 유럽, 중동 등에 대해 안보의 주안점을 두며 남태평양을 빠져나가자 중국이 그 자리를 채우며 새로운 주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1일 호주 등 순방길에 오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오는 5일 중국외교 사상 처음으로 피지를 방문, '제1회 중국.태평양제도 경제 발전협력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200명의 대규모 방문단을 이끌고 있는 원 총리는 이 포럼에서 피지 등 6개 남태평양 도서국 정상들과 정치.경제 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태평양 지역에 9곳의 외교공관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은 이들 도서국과 관계를강화하기 위해 인프라 건설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1천만달러를 투자, 피지와 키리바티에 체육시설을 건립해줬다. 또2년 전엔 통가 전력회사에 1천700만달러를 원조했으며, 쿡 제도에선 어류가공 공장확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사모아에도 24시간 방송하는 TV 방송국을 설립해주기도 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남태평양의 막대한 목재, 광물, 천연가스, 석유 자원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파푸아 뉴기니와는 6억2천500만달러 규모의 니켈 광산 투자를 진행중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지난주 뉴질랜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권력 이동'으로 지칭하며 남태평양의 눈과 귀를 뉴질랜드에 의존할 것이라고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의 무허가 조업선이 태평양 참치를 마구잡이로 잡고 있고, 태평양 국가의 불법 목재 교역에깊숙이 연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는 지난주 파푸아 뉴기니에서 불법 벌채되는 목재의 90% 이상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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