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있는 주말여행> 자동차로 떠나기

입력 2006-04-03 08:24:55

봄빛이 뚜렷하다. 벌써 매화, 목련, 산수유, 개나리가 한바탕 봄을 알린 상태. 지금부터 이달 중순까진 온통 벚꽃과 진달래 꽃밭이 될 듯하다. 대구인근에도 드라이브를 즐기며 봄꽃나들이를 할 만한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살짝 감춰져 있는 벚꽃길, 진달래길을 찾아 차창을 열고 달리며 봄에 흠뻑 취해보자.

◆화원-용연사 입구

달성군 화원읍 명곡미래빌 옆 명곡초등학교에서 옥포면 용연사 입구 반송리를 잇는 이 도로는 진달래 드라이브길이다. 명곡초등학교에서 보면 용연사 방향 표지판이 있어 길을 찾는데도 무리가 없다. 2차로 도로를 따라 10여 분 오르면 고갯마루 정상. 여기까지 오르는 길은 새 도로인 데다 명곡초등학교만 벗어나면 시골길이라 기분까지 상쾌하다. 청정미나리를 재배해 팔기도 하는 등 시골 분위기가 물씬하다. 진달래길은 고갯마루에서 내리막을 따라 반송리까지 이어진다. 야트막한 야산은 온통 진달래밭이다. 우리나라 산 치고 진달래가 없는 산이 어디 있으랴만 이곳은 도심에서 가까워 더 특별하다. 야산의 진달래는 비슬산이나 화왕산 정상의 진달래처럼 무리를 지어 붉은 빛깔을 과시하지 않는다. 여유를 가지고 차에서 내려 이리저리 진달래 꽃 속을 헤집고 걸어보는 것도 좋다.

◆청도 테마랜드-팔조령

4월 중순이면 청도는 온통 복사꽃 천지다. 영덕의 온 천지를 뒤덮은 복사꽃 풍경에는 못 미치더라도 도로 양쪽 산능선을 타고 파도를 타듯 피어 있는 분홍물결은 볼 수 있다. 출발은 청도 소싸움장 건너편 용암온천테마랜드. 이곳 뒤쪽 산 능선을 넘으면 복사꽃 드라이브길이다. 팔조령까지는 대략 4㎞. 구불구불한 2차로 도로 양옆으로 복숭아밭이 이어진다.

과실수의 꽃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싶을 정도다. 분홍색은 묘한 사랑의 감정을 일으킨다. 나지막한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복사꽃 세상을 지나다보면 온통 사랑의 감정으로 설렌다.

◆가까운 '앞산 벚꽃길'

앞산. 코앞에 있으면서도 화려한 벚꽃길을 잘 모르는 숨겨진 곳이다. 출발은 앞산네거리. 이곳에서 앞산 방향으로 눈을 돌리면 온통 하얀 세상을 볼 수 있다. 길 양옆 가로수가 오래된 벚꽃나무다. 이번주 초부터 꽃망울을 내밀기 시작해 지금이 피크. 바람이라도 불면 하얗게 내리는 꽃비를 맞는 사치도 누릴 수 있다.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 같다.

이쯤이고 보면 승용차를 타고 지나가기엔 아깝다. 내려서 꽃길을 걸어봐야 제맛을 안다. 오르막 길을 올라 앞산순환도로와 마주치는 삼거리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벚꽃길은 이어진다. 대덕식당을 지나 앞산 먹거리타운 일부구간까지 벚꽃은 이어진다.

앞산공원 주차장에서 앞산 대덕맨션까지 이어지는 옛 도로도 벚꽃길이다. 응달이라 꽃피는 시기는 조금 늦지만 호젓한 게 장점. 꼬불꼬불 차를 타고 달려도 좋고 운동삼아 걸어가도 좋은 곳이다.

◇ 봄꽃 풍경 좋은 집

봄이 좋다. 가족과 함께 혹은 연인과 함께 활짝 핀 봄꽃이 내다보이는 찻집에서 여유를 부리는 사치도 부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서? 대구에서 가까운 봄꽃이 아름다운 식당, 찻집을 찾아간다.

▶붉은 복사꽃이 있는 찻집

하늘정원, 다예랑, 프로방스. 청도군 용암온천 인근의 테마랜드에 있는 3곳의 레스토랑은 이름만으로도 정겹다. 이곳은 이달 중순 이후에 찾으면 더 좋다. 복사꽃 속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하는 것만으로도 봄을 느끼기에는 그만이다.

많이 알려진 곳이지만 이곳까지 찾아가는 길은 새롭다. 대구에서는 경산방향으로 가는 것보다 팔조령 터널을 지나 용암온천 표지판을 따라 좌회전해서 가는 길이 좋다. 그래야 복사꽃의 붉은 여운을 가슴에 품고 차와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샤브샤브 정식과 황토 오리구이 등이 주메뉴.

▶흰 벚꽃이 보이는 레스토랑

대구시 남구 앞산네거리 안지랑골 입구에서 안일사로 올라가는 길은 이름난 벚꽃 산책로다. 벚꽃길 중간쯤에 레스토랑 '튜즈데이 모닝'이 최근 문을 열었다. 창가에 앉으면 하얀 벚꽃 세상을 볼 수 있다. 안일사 입구에 위치한 '인디안 카페'는 매화와 수양버들이 아름다운 낭만카페. 돈가스, 스테이크류가 주메뉴인 이곳은 앞쪽 도로가의 벚꽃보다 먼저 꽃을 피워 화사하다. 벚꽃을 바라보며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화이트 캐슬, 르네상스, 로즈가든 등으로 가면 좋다.

▶산수유돌담길이 좋은 식당

팔공산 파계사 앞쪽의 한걸마을. 노란 산수유와 돌담길이 어우러져 봄풍경이 아름다운 이곳에선 값이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전통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20여 곳이 넘는 식당에선 파전과 두부, 칼국수 등을 낸다. 값은 2천500~3천원 선. 가벼운 산행을 마치고 들르는 사람들이 많다. 점심시간이면 이들과 대구시내에서 봄꽃 나들이겸 식사를 위해 찾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이곳 일대는 산수유 꽃이 만개해 식당 밖 평상같은 곳에서 먹으면 더 좋다.

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권성훈기자

사진·정재호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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