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서울 강남. 일식집만 해도 300군데가 넘는다는데 이곳에서 성공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런 이곳에서 경상도 사람이 하는 초밥집이 강남 사람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영덕이 고향인 최윤천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최수사'(02-566-2525)가 그곳이다.
역삼동 스타타워 바로 옆에 있는 '최수사'는 강남 일대 일식당 중에서 꽤 장사가 잘되는 집이다. 평일은 물론이고 토·일요일까지 예약을 안하고는 자리를 잡기가 어렵다.
이런 인기는 최 사장의 영업전략에서 비롯됐다. 이 집에서는 사장을 찾으면 실장이 나온다. 최 사장 직함이 '사장'이 아니라 '실장'으로 돼 있는 것이다.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것일까, 또 영업시간 내내 손님 자리를 돌며 재료와 음식 얘기를 하고 손님이 나갈 때는 90도 각도로 인사한다.
최 사장의 '음식 철학'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최 사장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무엇보다 재료가 좋아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20여 년 동안 호텔과 초밥전문점에서 주방장으로 일했기 때문에 '물건' 보는 눈은 정확하다고 자신했다. 슬쩍 훑어봐도 좋은 재료인지 아닌지를 정확히 감별할 수 있단다. 그래도 안심이 안돼 오전 오후 직접 음식 재료를 챙기는 게 몸에 익었다.
인심도 넉넉하다. 도다리, 광어, 도미 등 계절 구분 없이 다양한 생선회를 즐길 수 있고, 밑반찬은 더욱 푸짐하다. 단골이 남은 음식을 싸 가겠다면 도시락 두세 개가 추가된다. 또 일식집 처음으로 내놓기 시작한 1년된 묵은지는 이 집 별미다. 묵은 김치에 회를 싸서 김에 말아 먹으면 강남 사람들도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최 수사가 묵은지를 내놓자 지금은 강남일대 일식집들이 앞다퉈 이를 본땄다.
최 사장은 자수성가형이다. 25년 전 단돈 1만 원을 들고 상경해 무교동 일식집에서 주방보조로 일하기 시작했다. "집에서 대학공부를 원했지만 공부는 적성이 아니었던 것 같다."며 그동안 몸이 부서져라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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