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벨 소리가 똑같은 사람과 지하철에서 나란히 앉아 있으면 종종 민망한 일이 생긴다.
작년 가을 지하철을 탔는데 그 조용한 장소에서 내 폰의 음악이 요란스레 울렸다. 옆에 있는 사람들한테 미안한 마음에 얼른 받아서는 "여보세요?" 했더니 대답은 없고 다시 한 번 "여보세요?" 했더니 신호음조차 들리지 않고…. 옆자리에 앉은 웬 남자가 "여보세요?" 하고 전화를 받는 게 아닌가.
내 벨 소리와 똑같아 착각했던 것이다. 순간 내 손은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폰을 슬그머니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분명히 보았다. 맞은 편에 앉아서 나의 어이없는 실수를 즐기듯 웃은 아저씨. 나는 결국 목적지 한 코스 전에서 내리고 말았다.
도은혜(대구시 중구 동인3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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