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한 전 론스타 코리아 대표 스티븐 리(한국명 이정환.37)는 젊은 나이에 수조원의 펀드를 움직인 '거물' 치고는 국내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기업.금융부문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지만 재미교포로 한국말도 능숙치 않은데다 외부에 노출된 적이 드물고, 업무관계를 제외하면 '지인'이라고 할 만한 사람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의 전언에 따르면 그는 1969년 미국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거쳤고 가족들은 미국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외환은행 사외이사 선출 당시 공시된 경력을 보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브라조스펀드'를 거쳐 론스타 중국법인의 컨트리매니저를 지낸 것으로 돼있다. 스티븐 리는 외환위기 이후 론스타가 기업.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국의 부실채권시장에 진출하면서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한 때 10조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던 론스타의 한국내 사업을 총지휘했다.
특히 그는 론스타에 몸담으면서 이 펀드의 존 크레이켄 회장으로부터 높은 신임을 받아 젊은 나이와 소수민족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미국내는 물론, 동아시아각국에 사업을 뻗친 이 펀드 전체에서 서열 3∼4위를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론스타 코리아를 이끌던 2003년 정부가 '동북아 허브'구상에 따라 다국적기업들의 아시아본사 유치에 나섰을 때 재정경제부는 일개 사모펀드인 론스타의 아시아본부를 한국에 유치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또 이 시기를 전후해 산업은행과의 합작법인 KDB론스타가 설립되고 국내 유력인사들의 론스타 행도 이어졌다.
그러나 한동안 '잘 나가던' 스티븐 리는 지난해 9월 '일신상의 이유'로 론스타코리아 대표직과 외환은행 이사직을 돌연 내놓고는 한국을 떠났고 그의 출국 이후탈세혐의에 따른 국세청의 검찰고발이 이어지면서 미리 정보를 입수하고 도피한 게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론스타의 최고 경영진에 속했던 그가 석연찮은 이유로 갑작스럽게 론스타를 떠난 뒤 론스타측은 "스티븐 리의 개인범죄가 있었다"고 수 차례 강조, 그와 이미 선을 그었음을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
론스타 사건 일지
▲2003. 8.27 = 론스타 외환은행 공식 인수. 경영권 양도 본계약
▲2004.10.14 = 투기자본감시센터, 론스타 주식취득 승인무효 소송
▲2005. 9.14 = 투기자본감시센터, 매각 관여 경제관료 등 20명 검찰 고발
▲2005.10. 6 = 국세청, 론스타·스티븐 리 등 탈세 혐의로 검찰 고발
▲2005.10.11 =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 국세청 고발 사건 수사착수
▲2005.10.12 = 서울중앙지검, 스티븐 리 입국시 통보 요청
▲2005.11. 8 =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선언
▲2005.11.16 = 국민은행,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선언
▲2006. 1.12 = 외환은행 매각주간사(씨티그룹) 선정 발표
▲2006. 2 = 금감원, 론스타 860만불 외환도피 사건 검찰에 수사의뢰
▲2006. 3. 4 = 감사원, 외환은행 매각 관련 감사 착수
▲2006. 3. 7 = 국회 재경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검찰 고발
▲2006. 3.13 = 인수제안서 제출 마감..국민은행, 하나금융, DBS 참여
▲2006. 3.17 = 대검중수부, 국세청·금감원·국회 재경위 고발사건 통합수사
▲2006. 3.22 = 국민은행, 외환은행 우선협상 대상자 내정
▲2006. 3.30 = 대검중수부, 론스타 한국사무소 및 핵심관계자 5명 자택 압수수색, 스티븐 리 등에 체포영장, 론스타 관련 내외국인 10여명 출국금지·정지, 투기자본감시센터 고발사건도 병합해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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